▲어성초(약모밀)
아침 숲속 길은 참으로 고요하다
숲의 나무와 초목들은 장좌불와 묵언수행을 하는데
마치 천진하게 뛰노는 동자승처럼
새들의 새청은 고요를 마구 휘저어 놓는다.
휘저음 끝에는 고요가 더욱 짙게 묻어나오는데
뻐꾸기 한 마리가 목청을 높인다.
뻐꾹~ 뻐꾸욱~~
그런데 이게 웬일?
‘뻐꾹’ 아닌 “뻐꾸오욱구” 하며
마지막 소리는 허스키 가득하다.
어쩜 저 뻐꾸기는 목청 연습을 하는 것일까
뻐꾸기 울면 봄이 간다는데
아마도 봄을 보내는 설움에 목이 메이나보다
뻐꾸기 울음 아래 무성한 어성초들은
제 몸의 좋은 성분으로
뻐꾸기의 목소리를 가다듬어 주고 싶은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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