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아이들이 다녀가기 때문에
나로서는 조금 자유롭지 못한 주말을 보내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아이들이야 상관 말고 엄마시간 가지라고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 다녀가는 아이들에게 너무 무심한 엄마가 될 것 같아
아이들 떠난 후 뒷산에 오르는 것으로 휴일을 만족하면서
아이들이 개인적 일정으로 오지 못할 경우를 틈타
어떻게든 등산이나 여행 등의 시간을 가져보려고 노력한다.
지난 토요일이 바로 그날이었다.
사내 등산계획이 있고, 다른 약속이 있다고 집에 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남편이 어디 다녀오고 싶으냐고 묻는다.
난 얼른 동백섬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상으로 무수히 많이 들었기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고
지금이야 동백이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4월 중순까지는 꽃을 볼 수 있다하니 겸해서 다녀오자고 했다.
지심도를 다녀와서 거제의 명승지를 둘러보고 오는 계획이었다.
우리는 무조건 새벽행이다.
집에서 4시 출발, 산청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지심도터미널에 도착했다.
8시 30분 첫배를 예약했는데
주말에는 배편을 늘려 운행하는 관계로 8시에 출발하는 배를 안내해준다.
터미널에서 지심도까지 배로 약 20분이 소요되니 섬에 도착하여
약 2시간 동안 지심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와도 시간이 충분하다.
지심도(只心島)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의 생긴 모양이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 하여 지심도(只心島)라고 불리고 있다고 한다.
1940년대 일제강점기에는 군의 요새로서 활용되었으며,
일본군 1개 중대가 광복 직전까지 주둔하였던 관계로
지금도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있으니
동백꽃도 만나고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광복 이후 군사적 요충지로 해군소유로 이관되었는데
최근 거제도의 소유로 확정되었음을 알리는 플랭카드가 곳곳에 걸려있었다.
어쩌면 지심도의 동백은
작은 섬이 지나왔던 지난한 삶의 편린까지 낱낱이 기억하고 있겠다 싶으니
꽃의 붉음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동백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 지심도를 오가는 배
▲ 선착장에 내리자 마자 만나는 인어여인상~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금은 어색한 모습에 ......
여인이 앉아 있는 바위가 범바위란다.
▲ 배는 우리를 내려주고 부지런히 돌아간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마음이 바쁜가보다
▲ 후박나무가 탐스런 열매를 맺고 있다.
▲ 동백나무숲이 짓는 어둠이 울창함을 말하는 듯....
▲ 동백꽃이 작고 예쁘다
그런데 나무수에 비해 꽃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곳 주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로는 올 해는 꽃을 많이 피우지 못했다고 한다.
▲ 일본군들의 관사였었다고..
지심도에서는 일본식 가옥 그대로 생활하고 있었다.
▲ 어느 민박집 앞의 강아지
추운지 오들오들 떨고 있으니 정말 불쌍했다.
▲ 동백나무의 울창함!!
▲ 동백과 동박새가 길을 안내하고 있다.
▲ 떨어져 있던 꽃 한 송이를 주워 돌담에 올려놓았는데
지금쯤 어떤 모습일까
▲ 지심도의 제1풍경
마끝의 절경(?)이라고 했던가
마는 남쪽을 뜻한다고 하였다.
▲ 어디선가 자꾸만 구린내가 나서 이상타 했는데
범인은 바로 이 사스레피나무였다.
이쁜 꽃의 향이 왜 그렇게 고약한지 연구대상이다.
▲ 우람한 동백나무
이곳 동백나무의 수령은 250년 이상이라고 한다.
▲ 동백숲에서의 홍단풍 새 잎이 수줍다.
▲ 어느 민박집에서 떨어진 꽃을 모아 장식을 했다.
나무의 꽃보다 떨어진 꽃에 더욱 애착이 가는 까닭은????
▲ 일본군의 포진지.!
3개가 남아 있었으니.....
▲ '탄약고' 라고....
▲ 포토존에서~~
▲ 딱총나무
▲ 동백나무는 이곳에서 살아오면서 일본군에게 많이 놀랐을 것이다.
그때마다 마음을 움켜쥐고 뒤틀린 몸을 지탱하느라 얼마나 신산했을까
굽은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 서치라이트보관소
어느 여자분이 '나쁜놈들' 하면서 지나간다.
▲ 방향표시석
▲ 해식해안
▲ 욱일기를 게양했던 곳
이제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 지축이 흔들리면 산사태가 날까봐 방지 차원으로 심은 대나무로
일본대나무라고 한다.
▲ 일본군 소장이 살았던 저택
카페로 운영하고 있었다.
▲ 줄딸기
▲ 속지마세요~~ 조형물입니다.
▲ 송악
▲ 이제 다시 장승포로 나가야 한다.
2시간 동안 지심도를 한 바퀴 돌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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