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내 페이스따라 내변산을 걸었다(1)

물소리~~^ 2017. 3. 13. 15:11

 

 

 

 

 

때리는 사람도, 맞는 사람도, 바라보는 사람도

이 상황에도, 저 상황에도

모두 아픈 마음을 지녀야하는 우리의 현실이 못내 아쉽다.

조금은 비참하고 많이는 서글프다.

쏟아지는 말, 말, 말, 들에 눈감고 귀 막고 싶은 심정을 무엇으로 달래볼까.

 

토요일 늦은 아침에 내변산을 찾았다.

지난번 산악회 따라 나섰다 폭설로 오르지 못한 날이 있었는데

남편은 그 아쉬움을 만회해 주려는 듯 다녀오자 한다.

얼른 따라 나섰다.

 

시간도 그렇고 해서 내소사를 거치지 않는 온전한 산만을 다녀오기로 한다.

내소사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살펴보느라 자칫 시간을 놓치기 십상이다.

사실 내소사에는 그간 여러 번 다녀왔기에 오늘은 그렇게 일별한다.

 

부안 변산반도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이 절경이다.

하여 바다와 산 모두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채석강, 적벽강 등 바다를 끼고 도는 길이 외변산

산을 타고 이어지는 길이 내변산인데 내변산의 중심이 직소폭포다.

 

원암마을을 들머리로 해서

재백이고개, 관음봉(왕복), 직소폭포, 월명암, 남여치를 잇는 여정으로 정했다..

진정 봄인 듯 날씨가 포근하다.

등산로에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참으로 고요하다. 솔바람이 불어오고 새들의 지저귐이 더 없이 평화롭다.

그래 이처럼 평온한 일상인 것을…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해진다.

시끄러운 세상사가 이곳에서는 모두 하찮은 일인 듯싶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의 당면한 일인 것을…

 

나무와 하늘과 새들은 그들의 묵언과 몸짓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정직하게 살아가면

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넌지시 일러주는 듯싶다.

그래 그래야지. 힘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살아가는 일밖에 없을 것이다.

 

 

▲ 참으로 평온한 등산길

 

 

 

 

▲ 봄기운이 가득한 산, 그리고 하늘

 

 

 

 

▲ 내변산은 거대한 바위덩어리 ▼

 

 

▲ 곰소만 풍경이 평화롭다.

 

 

▲ 아직도 나는 두꺼운 패딩바지를 입었으니

봄이 놀라 도망가지 않았을지....

 

 

▲ 관음봉 정상이 보인다.

 

 

▲ 여기서부터 된비알코스

 

▲ 직소보의 물빛이 정말 이쁘다

이곳 내변산은 수량이 풍부하다

 

 

▲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관음봉 직벽의 낙석을 방지하기위한 장치가

마치 터널처럼 꾸며져 있다.

 

 

 

 

 

 

 

 

▲ 관음봉 정상에서의 조망 - 곰소만 -

 

 

▲ 내소사도 발 아래에~~

 

 


변산에 있는 산들은 그리 높지는 않다.

제일 높은 봉우리가

군사시설로 통제가 되고 있는 의상봉으로 해발 509m밖에 되지 않지만

산의 웅장함이라든지 경사도의 험한 정도는

어느 천()m 높이의 산에 못지않음을 오늘 새삼 느꼈다.

사진으로 보이는 희끗한 바위절벽들은

내변산 산들의 험한 정도를 볼 수 있다.

 

 

 

 

 

 

 

아무리 높이가 낮은 산이라 할지라도

산들은 제 몸만큼의 경사를 가지고 있다.

또한 쉽게 오르도록 허락해 주지 않는다.

낮은 산을 오르기 위해 수많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지나야하고

그 힘듦을 견뎌낸 자 만이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론 응달진 곳의 눈이 녹은 질척한 길도 걸어야하고

뽀송뽀송한 낙엽 위를 걸어야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관음봉에 오르니

아! 정말 확 트이는 전망이 정말 좋다.

 

약간 흐릿한 기운이 감도는 공기는 시야를 환하게 보여주지 않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운치를 안겨주었다.

정상에 갖추어둔 의자에 앉아 한참을 쉬었다.

 

 

 

이제 이쯤에서 내려가는 길의 선택이 필요했다.

어느 산과 달리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의 방향이 많았다.

내소사로 내려갈까? 아니면 새로운 길을 따라 갈까?

 

 

 

 

 

 

생각을 거듭한 결과 원래의 계획대로 직소폭포로 가자고 다짐한다.

그 다음은 그곳에 가서 내 체력을 가늠해보고 결정할 일이었다.

다시 재백이 고개로 내려왔다. 올라갈 때 보다는 시간이 짧게 소요된다.

 




재백이고개를 지나 직소폭포로 향하자마자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린다.

참으로 경이롭다 지금까지는 물줄기를 전혀 볼 수 없었는데…

아, 이 물줄기가 직소폭포를 향해 가는 것이로구나.

재백이 다리가 나오고 다리 밑을 흐르는 제법 큰 물줄기를 만났다,

햇살들도 물속에 풍덩 빠져 노니는 듯 투명한 물속이 정말 깨끗하다

작은 물고기들이 마음껏 놀고 있다. 진정 봄이었다.

이 산의 봄은 그렇게 계곡의 물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계곡 따라 걸어가는 등산로~~ 정말 멋있다.

가을 단풍길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런데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왜인지?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사람들은 재백이 고개를 중심으로 내소사나 세봉 방향으로 빠지고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직소폭포까지만 와서 되돌아가는 그런 현상이었다.

그러니 그 중간의 길,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은 고요하기 그지없는 정말 아름다운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