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심도에서 나와 다시 지심도터미널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40분경이다.
시간적 여유가 많으니 괜히 기분이 좋아지면서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바람의 언덕을 향해 가기 시작했는데
빗방울이 한 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우산을 챙겨왔고
일단 섬에서 나왔기에 걱정 하나 없이
내비의 도움을 받아 느긋하니 스치는 봄 풍경을 구경하며 룰루랄라 하는데…
과속 방지턱을 넘는 순간, 갑자기 차가 덜컹하면서 이상신호를 보내온다.
무슨 일이지? 하면서 천천히 계속 주행을 하는데
덜컹거리는 소리에 불안하여 더는 달릴 수 없어 길가에 차를 세우고
차 밑을 훑어보았지만 우리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일!
할 수 없이 보험회사에 긴급출동을 요청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비는 오락가락하는데 어떤 영문인지 모르니 불안감만 커지고…
한참을 기다리니 견인차가 왔다. 우리나라 정말 좋은 나라다.
기사는 얼른 살펴보더니 쇼바?가 내려 앉았다나?
서비스센터로 가면 기다리는 시간부터 오래 걸릴 것이라며
카센터와 서비스센터 중 한 곳을 선택하란다.
이곳은 타지~~ 어쨌든 시간을 빨리 잡아야하기에 카센터로 선택했고
기사는 차를 끌고 다시 시내로 들어가야 한다며 우리를 견인차에 태웠다.
시내까지 가는 동안 기사와 거제의 경기상황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데
밖에서 바라보는 거제의 경기보다는 실제 그곳에서는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았다.
조선소 경기 불황으로 그곳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자살이 많다는 것이었다.
한숨이 절로 난다.
어서 빨리 이 어려움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이야기 끝의 긴 침묵에 비감이 맴돈다.
카센터에 도착하니 수리하는데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큰 고장이었나 보다.
차를 맡겨놓고 우리는 예정에 없던 포로수용소유적지를 다녀오기로 했다.
아까 지나오면서 정문을 보았기에 얼른 결정을 할 수 있었다.
잠잠하던 비가 또 내리기 시작한다. 걸어서 유적지에 도착,
말로만 들었던 포로수용소다.
막연한 생각만으로 아주 삭막한 풍경을 연상하고 있었는데
의외의 깨끗한 공원에 놀라웠다.
그러고 보니 포로수용소가 아닌 수용소유적지공원이었다.
1950.11.27 UN군에 의하여 수용소가 설치되었고
1953.07.27 휴전협정조인으로 수용소가 폐쇄 되었으니
그 남은 자취 등으로 재구성해 놓은 테마공원 이었던 것이다.
▲ 조경을 잘 해놓았다.
▲ 수용소를 실제처럼 잘 묘사해 놓은 곳
▲ 끊어진 대동강 철교위의 피난민
▲ 포로들 모습이.....
▲ 포로들의 반란
▲ 포로송환 열차
▲ 잔존 유적지
괜히 슬퍼졌다.
▲ 우령탑
조용히 묵상을 한 내 마음은?
수용소 유적지는 이 자리에 남아있는 건물과 유적 등을 중심으로 그 당시의 생활모습을 아주 생동감 있게 표현해 놓았다. 표현과 묘사가 실제적이어서 느낌이 남달랐다. 우리의 아픈 역사의 한 페이지가 아닌가. 어쩌면 여기까지 와서 이곳을 들릴 계획이 없던 우리를 차를 고장시켜 그렇게 끌어들였을까로 생각하니 다행이다 싶다. 아무리 이론적인 반공교육을 한다한들 이곳에 한번 와서 체험을 해보면 효과가 퍽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 전시관을 빠져 나올 즈음 차 수리를 마쳤다는 연락이 왔다. 거금 30만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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