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슭에 붉노랑상사화가 새싹을 내밀고 있었다.
이른 봄에 싹을 올린 이들은
얼마동안 햇살과 바람과 땅이 건네주는 영양분을 마음껏 비축한 뒤
그 힘으로 꽃대를 쑥 올려주고 자신들은 사라질 것이다.
꽃대는 그렇게 영양을 받은 몸으로 꽃을 피워 아름다움을 뽐낼 것 이지만
정작 영양을 만들어준 잎은 만날 수 없을 것이니…
무엇이 장하고 보람된 일일까
잎이 불성실함으로 영양을 비축하지 못했다면 꽃대를 올릴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충분한 영양을 받고도 꽃 피우는데
게으른 마음이라면 꽃을 피울 수 없을 것이다.
어디 꽃뿐이랴.
우리 일상과 흡사하게 살아가는 저들이 전해주는 메시지가
강한 울림으로 번져오는 요즈음이다.
우리는 이렇게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음을
솟아오르는 새싹을 보고 깨달아보는 봄날 휴일~~
이제라도 나의 꽃들이 튼실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열심히 영양을 비축하는 삶을 살아야 될 것 같다.
▲ 8월의 붉노랑상사화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주변습도가 높고 반그늘이며 부엽질이 풍부한 곳에서 자란다.
이른 봄에 잎을 올리고, 8월 중순 경에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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