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낯선 새로움은 삶의 제동장치와 같다.

물소리~~^ 2017. 2. 12. 09:45

 

 

 

 

 

 

 

올 해도 어느덧 2월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새삼 세월의 빠름이 무섭다.

세상 모든 것들에는 회자정리의 이치가 있는 법인데

그 말에는 왠지 무상감(無常感)이 맴도는 것이다.

그 무상함을 잊어버리고자 새로움에 행운을 바라는 마음을 걸어두는 일!

나는 이에 특별한 우리의 정서를 끌어들이고 싶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새로운 날들에 참 무던히도 많은 마음들을 걸어보았던 같다.

새해 첫 날, 구정, 그리고 입춘을 맞이했고 정원대보름을 맞이했다.

달, 화성, 금성의 일직선상에 나란한 모습도 보았다.

 

반복되는 날들 속에서 문득 새로움을 만나면 마음도 덩달아 깜짝 새로워진다.

하지만 그 새로움에 거는 마음의 요구 조건은

늘 구태의연하니 어쩌면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지금의 나의 현실을 더욱 확실하게 인정받는 일이기도 한 것 같다.

이제 정월대보름까지 지났으니 무엇에 마음을 걸을까 하며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는데

느닷없이 또 하나의 새로움이 내 앞에 나타난다.

 

무려 823년 만의 일이라고 하니 놀라울 수밖에…

요는 올 2월 달력이 모든 요일이 4번씩 공평하게 들어있는데

이런 경우가 823년 만의 일이라고 하였다.

뭐라? 깜짝 솟구치는 호기심으로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알아보니 아니었다.

2월은 4년마다 한 번씩 윤년에 하루 더해지는 29일이 아닌,

28일이 되면 공평하게 4번씩 나누어짐은 당연함이었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도 허망함에 행운을 걸어두고 운명을 저울질하고 있을까?

차라리 4년마다 한 번 찾아오는 윤년의 2월이 더 새롭지 않을까?

나는 이 새로움만은 멀리 떨쳐버리고 싶다.

요일을 똑같이 4일씩 나누어갖는 공평함에 큰 의미를 두고 싶은 마음만 챙겨야겠다.

 

이래저래 밀려드는 괜한 허전함을 바쁜 일 속에 묻으며 잊고 지내는데

예전에 따라 나서든 산악회 공지가 떴다.

15년 3월 이후, 아픔으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었는데 장소도 가깝고, 높지 않고

나에게 퍽 익숙한 변산반도 국립공원 내변산을

11일 보름날에 4시간여에 걸쳐 다녀온다는 공지였다.

 

와락 따라가고 싶은 마음으로 2년 만에 신청을 하고 기다리는데

전날 밤부터 눈이 내리고 있다.

하지만 바람에 날려 소실되는 적은 눈이기에 산악회에서도 취소하지 않고

나 역시 단단한 중무장을 하고 따라나섰는데

웬걸!! 부안쪽은 폭설이 내렸고 산행 들머리 장소에 도착했는데 폭설로 입산통제!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가로막고 나섰다.

 

우리는 할 수 없이 부안 마실길 7코스를 따라 세 시간 정도 걷기로 했다.

모두들 좋아한다.

나도 역시 이곳 2코스인 붉노랑상사화길만 따라 걸었을 뿐 새로운 길이기에 좋았다.

해안을 따라 걷기도 하고, 산길로도 걷고, 마을 깊숙이 들어가기도 하며 걷는 길이

진정 새로움이었다. 마음이 확 트이며 밝아진다.

바람이 거세고 눈발이 날렸지만 이런 날 일부러 나서지는 못할 것인데

이렇게 느닷없는 새로움을 만나고 왔다.

 

그렇다! 새로움이란 정해놓고 오는 것을 만나고, 그에 희망을 거는 것이 아닌

이런 느닷없이 찾아드는 새로움에 마음을 씻을 수 있는 그 자체가 진정한 새로움이 아닐까?

“낯선 새로움은 삶의 제동장치와 같다.” 라는 말을 퍽 좋아하는데

이 말의 실체를 즐겁게 느껴본 올해의 정월 대보름날 하루였다.

 

 

 

▲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달리면서 가덕도서 잠시 휴식

 

 

▲ 내변산은 우뚝한데.....

 

 

▲ 우리는 다시 차를 타야만 했다.

 

 

▼ 마실길을 걸으며 (모항에서 곰소소금밭까지)

▲ 햇살은 자꾸만 나오고 싶은데..

 

 

▲ 개울은 봄기운이 가득하다.

 

 

▲ 동심을 떠올리며...

 

 

 

 

▲ 겨울을 지내는 들판의 멋진 갈대

 

 

▲ 저수지옆을 지나기도 하고

 

 

 

 

▲ 갯벌이 넘 아름답다.

 

 

 

 

▲ 마을을 지키는 나무

빨간의자를 놓고 앉아 쉬어가기를 청하고 있다.

 

 

 

▲ 마을 사람들은 보름날이라고 줄당기기 줄을 짚으로 만들고 있었다.

오늘 행사를 할 것이란다.

오랜만의 풍습을 만나니 모두들 나서서 거들어 주고

막걸이 한잔씩 받아 마시는 정겨운 풍경

 

 

 

 

 

 

▲ 무성한 낭아초들이 갯가 둑방에 줄지어 서있다

 

 

 

 

 

 

 

 

▼ 뜻밖의 일정으로 시간의 여유가 있어

이제 다리가 놓여 선유도와 연결된 무녀도를 돌아 나왔는데

이곳은 바람만 매섭고 눈이 전혀 없다.   우리나라 참 넓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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