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백산정상
만항재에서 조금 내려서면 우측으로 태백선수촌방향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난다.
숲으로 난 시멘트 길을 이정표따라 한참을 가니
선수촌, 함백산 오르는 길이 나뉘는 삼거리가 나왔다.
그런데 함백산 오르는 길에 바리케이트가 쳐 있었다.
헬기장까지 자동차로 오르는 길을 막아 놓은 것이었다.
아, 오늘 우리는 정상까지 5분 걸리는 길이 아닌, 1시간을 걸어 올라야 하는 구나!
원래 이 도로는 함백산 중턱 여기저기에 흩어진 석탄 광산과의 연결도로였다고 한다.
하여 차와 말이 교역하던 차마고도에 비길 수 있는 운탄고도(석탄을 운반하던 길)라 하며
탄광 노동자들의 애환을 상기 시켜 주고 있으니
지금 이 시기 애매한 계절의 느낌만큼이나
이 길을 따라 올라야하는 내 마음도 좋아해야 할지 숙연해야할지 애매하다
행인지 불행인지 바리케이트 덕분에 난 1시간여를 걸어야 했다. 오히려 더 좋았다.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1,573m의 함백산을
이렇게 쉽게 오를 수 있는 자체가 산에 대한 나의 불경스러움 일 질대
왕복 2시간 동안이나마 걸으면서
산이 안고 있는 자연 그대로의 것들을 조심스레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가을햇살 가득한 산길을 걷는 일! 이것을 원하며 찾아온 시간이 아니었던가!
산 이름 가운데 白자가 들어가는 산은 영험한 기운이 있어
예부터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산이라고 한다.
태백산, 소백산, 함백산이 그러하다
태백산 천제단은
국가의 부흥을 위해 왕이 천제를 지내던 민족의 성지로 지금도 매년 제를 올리고 있으며
이곳 함백산 기원단은
백성들이 하늘에 제를 지냈던 민간신앙의 성지로
훗날 석탄을 캐다 숨진 광부들이 많아지면서
광부의 무사귀환을 염원했던 가족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다.
등산로에 들어서자 만나는 꽃들에 내 마음은 금방 환해진다.
나무나 꽃들은 비록 한창 뽐내던 화려함은 없지만,
나무는 낡은 잎은 낡은 대로 지니면서 열매 익히기에 여념이 없는 듯싶었으며
꽃들 역시 늦게 피워 올린 꽃들에 영양을 주기 위해
온 몸을 불사르는 그들의 정열은 낙엽이 되어 슬어지고 있었다.
지금 내 모습,
머리도 몸에 맞지 않는 옷차림도, 그렇게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지만
어쩌면 지금 그 모습이 최고의 모습이라 산의 모든 것들이 몸소 일러주고 있었으니
이 모두는 나를 순치시키는 보물들이었다.
▲ 눈빛승마
▲ 바디나물
▲ 바디나물 열매
▲ 세잎쥐손이
▲ 둥근이질풀
▲ 함백산 오르는 길
▲ 과남풀
▲ 미국쑥부쟁이
▲ 마타리
▲ 고려엉겅퀴
정선의 유명한 곤드레나물이다.
▲ 투구꽃
열매를 맺은 맏이가 이제 핀 동생 꽃을 수호하고 있는 듯..... ▼
▲ 숲 깊이 파고드는 가을 햇살
▲ 눈개승마 열매
▲ 과남풀
용담과 비슷한 꽃인데 용담도 과남풀로 통합하였다하니
용담꽃들이 제 이름 찾아달라고 시위라도 할 것이다.
▲ 하늘과 맞닿은..... 능선
▲ 각시취
▲ 고려엉겅퀴
같은 엉겅퀴인데도 빛깔을 달리 보이며 피었다.
▲ 참회나무
빛바랜 잎과 정열적인 열매
이런 모습을 보면 난 괜히 숨이 멎는다.
▲ 무슨열매일까?
▲ 향유
▲ 천남성열매
▲ 까치고들빼기
▲ 방아풀?
▲ 나래회나무 열매
▲ ??
▲ 나리꽃 열매
▲ 탁 트인 공간!
정말 좋다!!
▲ 저 부드러운 길들이
'운탄고도'
▲ 둥근이질풀
▲ 함백산정상이 점점 가까워지니...
▲ 태백선수촌이 보인다.
그 뒤로 펼쳐진 산 . 산. 산.
정말 탁월한 조망!! 아름답구나!!
▲ 기린초 열매와 쑥부쟁이
▲ 무거운 바위도 거뜬히!
▲ 구름그늘이 산을 색칠한 듯싶다.
산줄기의 일렁임이 마치 파도처럼 보이나니
난 분명 하늘 바다를 걷고 있다.
▲ KBS 송신국
▲ 자전거동호회에서 헬기장을 지나는 길로 올라온 듯싶다.
▲ 멀리 매봉산의 바람의 언덕이 보인다.
풍력발전기들이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있으니....
내 마음의 시름을 풍경에 얹어보고 싶다.
▼ 정상을 내려오며
▲ 이곳으로 내려가면 두문동~
두문동은 고려말 충신들이 조선을 거부하고 들어와 살던 곳이다.
하여 두문불출이란 고사가 생겨났고, 이성계는 끝내 이곳에 불을 지르고...
▲ 내려오는길, 내 손등을 탁! 치고 떨어진 도토리
잘 가라는 인사를 하는 마음 같아 소중하게 받아가지고 왔다.
▲ 함백산 기원단
▲ 송이풀
▲ 어수리
꽃 따로 이름 따로 헤매는 마음이 나의 한계
하지만 꽃들은 나를 나무라지 않는다
자기들을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면서 우쭐대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예쁘고 마음이 간다. 나는 답으로 조심해 걸을 뿐이다.
▲ 함백산에 올라
힐링힐링힐링~ 힐힐힐~ 히히히~
웃었다. 웃음꽃이다.
'마음따라 발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강 발원지를 찾아서... (0) | 2016.09.29 |
---|---|
낙동강발원지 황지연못 (0) | 2016.09.28 |
만항재 꽃밭은 갈무리 중... (0) | 2016.09.26 |
꽃따라, 이야기 찾아(정암사) (0) | 2016.09.25 |
외도(外島)를 사랑하는 외도(外道) (0) | 2016.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