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외도(外島)를 사랑하는 외도(外道)

물소리~~^ 2016. 9. 5. 23:14





 

평생교육과정을 함께한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로 했다. 일찍이 그룹을 형성해 뉴질랜드, 호주를 다녀왔고 국내 곳곳을 간간히 다녀오기도 하는 세월이 10년을 넘었다. 일상을 벗어나는 자유로움은 삶의 활력소가 되어준다는 진리에는 변함이 없다. 식구들과는 늘 산을 찾아 다녔기에 여행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지는 못했지만 일상을 벗어난 나름대로 최고의 힐링을 하며 다녀오곤 했다. 이번 여행도 모임자리에서 결정을 했는데 모두가 나를 중심으로 행해지고 있으니 버겁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다. 외도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내말을 듣고 마침 기차여행의 안내문을 받은 친구가 주선하여 5명이 함께 가기로 합의를 보았다.

 


 

 


 

 


 

 


 

 

 

혹심한 더위가 거짓말처럼 사라진 날 속의 토요일, 다시금 더워진다는 예보도 있었지만 식물의 정원이라 불리는 외도에 간다는 기대는 나에게 또 다른 행운처럼 여겼다. 먼 거리를 당일여행 한다는 조건은 새벽부터 몸을 움직여야했다. 7시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기위해 우리는 6시까지 모이기로 했으니 내 몸은 4시부터 부스럭거리기 시작했다.


 

 


 

 


 

 


 

 


 

 

 

문득 만나는 새벽기운이 반갑다며 나를 반기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한 명도 늦지 않게 약속 장소에 모였기에 여유로움으로 기차역에 도착했다. 기차여행이란 말에서는 왠지 모를 서정성이 묻어 나온다. 각 지역에서 모여든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뭉쳐서 인솔자의 안내를 받아 기차를 탔고 1시간 반 후에 순천역에 내렸다. 그곳에서 가이드를 만나 버스로 거제까지 이동한다고 하였다.

 


 

 


 

 


 

 


 

 

 

낯선 곳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낯설지 않은 순천역에서 우리는 곧바로 여자 가이드를 만나 버스에 탑승, 거제로 향했다. 2시간 정도 소요된다며 찰진 예쁜 목소리로 가이드는 일정을 알려준다. 간밤에 그쪽에는 비가 엄청 내렸단다. 그러면서 거짓말처럼 하늘이 개이니 우리더러 복 받은 사람들이라며 오늘이 즐거울 것이라고 일러준다. 버스로 이동 중, 남쪽으로 향할수록 하늘이 무겁더니 간간히 비도 뿌린다. 기상 악화로 배를 탈 수 없으면 육지여행으로 대체해 준다니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 나는 머리가 점점 아파오더니 멀미기운이 덮쳐온다. 에구~ 이 속 메슥거림이좋지 않은 느낌에 방정맞은 생각이 들었지만 꾹 참으며 눈을 감고 차에 몸을 맡겼다.

 


 

 

 

 

 

 

 

 

 

 

 

나는 안개를 몰고 다니는 사람일까? 요즈음 내가 나설 때마다 안개가 풍경을 가려버리니 어쩌면 나더러 자숙하라는 하늘의 뜻인지도 모르겠다. 중간 중간 가이드는 항구와 연락을 하면서 외도로의 배 출항여부를 체크하고 있었다. 문제없단다. 드디어 거제 구조라항에 도착했다. 외도 가는 항구가 6곳인가 있지만 이곳 구조라항이 외도에 제일 가깝단다. 그런데 항이 썰렁했다. !! 콜레라여파로 항 주변의 상가들이 모두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간신히 편의점을 찾아가 두통약을 사서 한 알 먹었다. 제발 이쯤에서 멈추어 주기를

 

 

 

 

 

 

 

 

 

 

 

 

우리는 1130분에 출발하는 유람선에 승선했다. 하늘은 흐리고 파도 너울이 제법 큰 몸짓으로 뱃전을 스친다. 선장은 마이크를 잡고 우리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출렁이는 배를 즐기라 한다. 원래는 해금강을 끼고 돌아가야 하는데 그 부근 파도가 심해 그냥 외도로 직진할 것이며 시간은 10분 거리란다. 신비의 바다 풍경을 가까이 만나지 못해 서운했지만 한편 짧은 시간이 퍽 안심 되었다. 역시나 눈을 꼭 감고 앉아 있으니 아까 먹은 약 효험이 있는지 무겁던 머리가 차츰 가벼워지면서 나를 안심 시킨다.

 

 

 

 

 

 

 

 

 

 

 

 

드디어 외도에 도착했다 동안 수많은 사진으로 보아온 곳 외도를, 외도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발을 내 디뎠다.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남쪽 해안기후가 조금은 아열대수의 자람에 맞는 것이었을까. 우람한 나무들에게서 이국적인 풍경을 느끼노라니 이렇게 꾸며 놓은 사람의 노력이 참 애처롭다.

 

 

 

 

 

 

 

 

 

 

 

 

낯선 곳에서 새로움을 만나는 일은 그냥 사람을 선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다시 배를 타고 나갈 시간까지 1시간 30분 여유가 있다기에 부지런히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간이면 충분히 한 바퀴 돌 수 있는 섬, 외도였다.

 

 

 

 

 

 

 

 

 

 

 

 

 

동선 따라 움직이며 만나는 식물들도 좋지만 간간히 보이는 바다 풍경이 더욱 좋았다. 맞다! 이곳에 조성된 풍경들은 바다가 있어 더욱 돋보이는 것이다. 무릇 우리의 일상도 그러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외유할 수 있음은 나를 지켜주는 가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 외도를 지켜주는 것은 바다이듯 나를 지켜주는 것은 역시 여행을 걱정하는 가족이 있기에 지금의 나를 지탱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오르막길, 내리막길 사이사이에 숨겨진 보물들처럼 만나는 풍경들이 재밌다. 하지만 나는 조금 힘이 드는지 일행들로부터 자꾸만 뒤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지금 외도(外島)에서 외롭게 외도(外道)하고 있나보다고 두리번거리며 일행을 찾아 나서노라니 이름 모를 꽃들이 내 모습에 자꾸만 키득거리며 웃고 있다. 울창한 나무들이 제 그늘을 내어주며 쉬어가라 한다. 저 바다는 모른 척 풍경들의 배경이 되어주고 있다. 하늘과 땅을 이루는 모든 것들은 외도(外島)를 사랑하는 외도(外道)를 품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