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막 부서지는 햇살이
오솔길에 내 그림자를 그려 놓는다.
내 움직임을 조금도 놓치지 아니하고 그려낸다.
문득 멈춰서
그림을 다 그리라고 햇살의 모델이 되어주는데
어지러움이 일어난다.
아, 햇살은 알고 있을까.
움직임 끝에 눈앞이 캄캄해지는 어지러움을 안고 있는 나를…
햇살은 모른 척,
내 어지러움을 그려내지 않으니 나도 멀쩡한 모습으로 걸어야겠다.
햇살은 아마도 심심했을 거야.
만나는 사물마다의 그림자를 꾸밈없는 선으로
움직임까지 그려내는 그 신비함을 한참을 서서 바라보았다.
▲ 가짜 머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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