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장마와 伏날

물소리~~^ 2015. 7. 24. 13:49

 

 

 

 

 

 

 

어제 23일은 대서와 중복이 겹친 날이다.

일 년 중 가장 덥다는 삼복(三伏)중 중복이 가장 더위가 심한 때라고 한다.

올해는 장맛비가 내려 더위를 잠시 잊었지만

그래도 복달임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두어 곳에서 같이 식사하자는 전화를 받았지만

입맛이 없는 때여서 모두 사양했다.

어차피 몇 술 뜨다 말 것인데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이기도 했지만‘

닭가슴살로 이미 질린 닭고기인데

또다시 삼계탕을 먹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내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이 우스개로 보신탕 먹으러갈까? 한다.

웃고 말았지만

사람들은 복날이면 왜 보신탕을 찾아 나서는 것일까.

 

三伏은

가을 기운이 여름의 火기운에 눌려 납작 엎드려있다(伏)는 의미라 한다.

사람들은 엎드릴 伏 字가 사람과 개를 합쳐 놓음을

사람이 개를 먹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몸보신으로 은밀히 통용되고 있음에도

나쁜 것, 가짜인 것들의 이름 앞에 ‘개’자를 붙이고 구분을 한다.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동양철학자이자 한학자였던 김경탁 선생은

개들이 오히려 인간에게 도리를 가르치고 있다는 뜻으로 견공오륜(犬公五倫)을 말하였으니,

개라는 놈들은 제 새끼가 귀하다고 자주 핥아주니 부자유친의 ‘친(親)’이요,

주인에게는 짖지 않으니 군신유의의 ‘의(義)’요,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들지 않고 일정한 시기에만 교미를 하니 부부유별의 ‘별(別)’이요,

젊은 개는 늙은 개를 상대로 싸우지 아니하니 장유유서의 ‘서(序)’요,

한 놈이 멍멍 하면 온 동네 개가 다 호응하여 짖으니 붕우유신의 ‘신(信)’이라는 것이다.  -인용 -

 

그러고 보니

매미에게도 오덕이 있고,

감나무의 오덕도 있으니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나름의 오덕, 오륜을 지니고 있나보다

오직 우리 인간만이 그에 이르지 못하고

늘 이렇게 뒤따라 훈계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오락가락하는 장마 빗줄기처럼

들쑥날쑥 하는 내 입맛을 찾아주려는 듯

남편은 어느새 오늘 저녁에 무엇 먹고 싶으냐고 묻는다.

내 대답은 아직은… 였다.

오덕은커녕,

그 어느 것도 지니지 못하고 살아가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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