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특별한 어버이 날을 보내고.....

물소리~~^ 2015. 5. 8. 09:06

 

 

 

 

▲ 금낭

 

 

앞 산등성은 무성한 초록으로 가득하다

도우넛 모양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이루고 있는 

각기 다른 연두, 초록빛 들 사이에

어머니 품 같은 보라빛 오동나무 꽃이 유난히 고와 보인다.

 

5월 8일 어버이 날!! 이네~~

 

친정어머님께는 용돈 조금 보내드리고 통화만 했다.

내 현 상태를 모르시는 어머니~~

그저 건강 하거라! 하시는 말씀에 코끝이 찡해온다.

 

형님 댁에는 병원가기 전 먼저 들러 인사했다.

부모님처럼 생각하자 여기며 시작했던 결혼생활~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았는데,

아프다고 핑계 대며 그냥 지나치려했던 내 마음이 부끄럽다.

오늘 좋은 날,

점심식사라도 하시라며 금일봉을 전해드리고 오니

그나마 마음이 가볍다.

 

 

▲ 애기똥풀

 

 

형님 댁에서 나와 한 시간여를 달려 병원에 도착,

배 아픔이 지속되어 정밀검사를 받고서

복강경내 비호지킨스 림프종이라는 진단을 받고 1차 항암 후,

오늘 처음 외래 진료를 받는 날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조금은 두렵지만 의연히 대처해야겠다.

우선 채혈에 응하고, 수속을 밟아 예약진료시간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에 울 언니가 왔다.

울 언니를 바라보니 왜 그리도 편안한지…

그렇게 아픈 치레 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로 자신을 가꾸며

내면을 쌓아온 울 언니 아니던가!!

동안 내 얼마만큼 진정한 마음으로 언니를 위로해 준 적 있었던가.

울 언니 참 대단한 사람이기에 난 언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용기가 났다.

 

드디어 내 순서가 되어 담당 교수 앞에 앉았다.

아까 일찍 했던 혈액검사 결과,

백혈구수치가 많이 높아졌단다.

휴!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제 1차 항암 후의 부작용에서 벗어나 회복단계에 들어섰다면서

2차 항암을 20일에 맞자고 정해 주신다.

 

 

▲ 붓꽃

 

 

내 상태를 물으신다.

손저림과 혀의 통증을 말했다

다른 것은 견딜만한데 혀의 통증으로 도저히 무얼 먹을 수가 없는 까닭이다.

체중이 48kg까지 내려 왔기에

이 체력으로 다음 항암 치료를 견딜 수 있을까 두렵기 조차하다.

 

달달한 믹스 커피가

입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맹물이 되어버리는 그 맛을 누군들 알 수 있을까

 

바늘로 콕콕 좆은 것처럼 얼얼한 혀로는

그 무엇도 먹을 수가 없음을 호소하였다.

의사는 일반적인 부작용의 현상이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음이라고…  일러주며 약을 처방해 주었다.

 

이제 20일까지 하루 한 번,

영양제 한 알과 혀의 감각을 살리는 약만 먹으면 된다.

2주 동안 열심히 체력보강을 해야 한다.

 

▲ 버드나무

 

나쁜 병균과의 싸움이 아닌, 항암이라는 강력한 약과

어깨동무하고 사이좋게 걸어가야 하는 것임을 조금이나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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