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재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 뱀사골계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훑고 가는 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저 아래에서 거꾸로 올라오지만
오늘 우리는 꼭대기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다.
해발 1,316m에서 시작하는 계곡의 길이와 높음에 몰랐던 감동이 스며든다.
이 높이에서 시작하는 물줄기가 하류에 닿을 때의 속도감과 수량!!
과연 폭우라도 내리는 날의 위험성과 장관이 함께 어른거린다.
오늘 지리산 등산도이다 성삼휴게소에서 출발하여 가느다란 빨간 선을 따라 걸었다. 원래는 세계 명경에도 뽑힌다는 그 신비한 이끼폭포를 꼭 보고 싶어 반야봉에서 굵은 빨간 선을 따라 묘향대, 이끼폭포, 제승교에서 합류할 계획이었는데 출입통제로 꼭꼭 막아 두었던 것이다. 하지만 극성스런 사람들은 통제선을 넘어 그 길을 찾아나서 사진도 찍고 한다고 한다. 짧은 거리인 만큼 힘든 구간이라고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길을 따라 걷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계곡 따라 내려오는 길도 엄청 힘들었기 때문이다. 계곡의 물소리와 풍경이 주는 청량함이 없었다면 더욱 힘든 길이었으리라 생각한다. ▲ 뱀사골대피소가 있던 곳인데 지금은 탐방안내소가 되어 자리를 지키고 있다한다. ▲ 실오라기 같은 물줄기의 계곡의 시작은 미미했다. ▲ 차츰 물줄기가 잡혀지니 우람한 물소리도 점점 톤을 높여간다. ▲ 장장 10km의 계곡을 따라가며 이런 다리를 16개를 지나며 계곡을 건너야 한다. 계곡은 그냥 흐를 뿐인데 우리는 도저히 그 길을 따라가지 못하고 계곡을 건너고, 또 건너며 따라 다녀야 했다. ▲ 막차의 의미는??? ▲ 와폭이 마치 바위 위를 미끄럼 타는 아이처럼 귀엽다. 이에 바위는 초록 융단을 깔고 마치 물줄기에 옷을 입혀주는 듯싶으니 물은 그만 초록에 물들어 서로 모여 앉아 그 빛을 자랑한다. ▲ 아무리 작은 소(沼)일지라도 물이 쉬는 곳은 모두 맑은 청빛을 띄고 있다. ▲ 제승대 1,300 여 년 전 송림사 고승(拷僧)인 정진스님이 불자의 애환과 시름을 대신하여 제(祭)를 올렸던 장소로 소원의 영험(榮驗)이 오늘까지 이어져 제승대라 불리어오고 있다. ▲ 이끼폭포 (빌려온 사진) 화개재로 올라가는 경우라면 이 쯤에서 이끼폭포를 찾아 나서는 길 인 것 같았다. 내 비록 만나고 싶어했던 이끼폭포를 만나지 못했지만 빌려 온 사진으로 이 모습을 대신해본다. 사진의 주인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 쓰러진 나무의 등걸에서 새 가지를 피워내고 있다. ▲탁용소
이곳은 큰 뱀이 목욕을 한 후, 허물을 벗고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하다 이곳 암반위에 떨어져
1,000미터나 되는 자국이 생겨나고 그 자국 위로 흐르는 물줄기가
용의 승천하는 모습같다 하여 탁용소라고 한다.
▲ 와운마을 이정표
이곳까지는 차가 오를 수 있으니 이제는 구름이 누워있는 마을이 아니겠다.
▲ 와운마을
▲ 와운마을의 천년송
천년송까지 오를 힘이 없어 그냥 멀리서 바라보고
작년 봄의 나를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해 하며 되돌아 내려왔다.
▲ 뒤 돌아본 지리산 자락
갑자기 왜 무서움이 드는 걸까.
저 울울창창함 속에 숨겨진 비밀들이 나를 그렇게 위축시키는 것만 같다.
▲ 와운마을을 지나고 아마도 마지막 명소?
아니 이곳에서 오르는 사람에게는 처음의 명소일 것이다
요룡대, 저 바위가 용의 모습을 닮았단다.
▲ 계곡따라 이어진 테크
▲ 나무들이 계곡을 사이에 두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
마치 나에게 잘 가라는 인사를 하는 것 같다.
▲ 마지막 테크, 출렁다리
▲ 뱀사골 입구의 전적전시관
▲ 뱀사골 입구
나에게는 마지막 출구였다.
♥ ♥ ♥
이른 아침 6시부터 성삼재를 출발하여 오후 5시에 반선에 도착했다
11시간 동안의 산행으로
몸은 조금 힘들었지만 무언가 모를 충만함으로 가득했다.
문득
의기는 한창 피어오를 때
가만히 눌러 거둘 수 있어야 한다고 했던 옛 말씀이 떠오른다.
진초록의 물을 쭈욱쭈욱 끼쳐주는 저 풍경 속 무한함을
어찌 다 느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충만함을 지긋 눌러 아끼며 초록 물든 마음에 꽃을 수놓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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