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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순창 장군목, 그리고 구담마을

물소리~~^ 2014. 7. 9. 13:19

 

 

 

추월산(秋月山)은 전라남도 담양군과 전라북도 순창군 걸쳐있는 산이다.

산 오를 적에는 담양으로 올라 가마골까지 다녀왔기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순창의 경치 좋은 곳, 섬진강 줄기의 장군목으로 향했다.

 

 

장구목, 또는 장군목이라 하는 곳에 이르면 강인데도 많은 바위들이 널브러져 있다.

그냥 바위가 아닌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강바닥을 온통 뒤덮고 있으며

그 위를 섬진강물이 흐르고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저 다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강 건너에 생태길(사진의 왼쪽 길)을 조성한다며

그 길과 이어주기 위한 다리를 저렇게 세워 놓았다.

생태계조성을 위해 생태계를 파괴하지는 않았는지

뜬금없는 다리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얼마만큼의 세월을 지니고 있을까.

순하디 순한 물결에 바위들을 이토록 기기묘묘하게 다듬어 놓았다니..

그중 단연 으뜸은 요강바위다.

이 바위의 크기는 높이 2m, 둘레는 3m, 무게는 15t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다.

6.25 전쟁 시에 이 바위 속에 몸을 숨겨 살아난 사람도 있었단다.

 

◆ 요강바위

마식작용(멧돌로 가는 것과 같이 모래나 작은 돌,

또는 흙에 의해 마모되는 현상)으로 형성된

항아리 모양의 돌구멍. 이런 현상을 포트홀이라고 한다.

 

이 요강바위는 사연을 안고 있다.

20여 년 전, 도둑들이 이 바위를 이곳에서 꺼내 가져갔다 한다.

이 큰 바위를 어떻게 옮겼을까!!

10억 원을 책정해 놓고, 숨겨 놓고서 살 사람 물색하던 중,

마을 주민 한 사람이 이 바위를 알아보고 경찰에 신고 했단다.

도둑은 잡혔고, 이 바위는 원래의 지금 자리로 오게 되었는데

옮기는 비용 500만원을 마을 주민들이 마련했다고 한다.

주민들의 마을 사랑하는 마음이 바위만큼이나 든든하고 아름답다.

아마도 이 강과 함께 생활하며 한 식구처럼 여기며 아껴온 마음이었을 것이니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어야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말을 새삼 상기해본다.

 

눈부신 초록빛 산 아래에서 초록빛을 담은 물들이 흐르고

사람들은 그 틈바구니에서 다슬기를 잡느라 여념이 없다.

 

 

 

멀리 보이는 산은 용궐(골)산이라 한다.

언젠가는 저 산도 올라야겠다.

올라서서 바라보는 섬진강의 물줄기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섬진강이 아름다운 까닭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청정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 했는데…

그 청정함을 선전하기위해 오히려 청정함을 파괴 하고 있었다.

 

순창이 유명한 것은 발효식품 때문이다.

어쩜 이 바위들도 헤아릴 수 없는 시간동안 발효, 축적, 다듬어진 것 아닐까

이 아름답고 신비한 자연이

더 이상 의미없는 미명(美名)으로 훼손하는 일이 없기를 소망해 본 시간이었다.

 

 

장군목에서 강변을 따라 나서노라면 아담한 마을 구담마을에 이른다.

섬진강 오백리 구간 중 가장 아름다운 길을 꼽으라면

100명이면 100면 모두 다 다른 답이 나올 것이다.

어쩌면 각자가 받은 감동을 최고로 여길 테니까.

하지만 굳이 아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답을 한다면

역시나 구담마을이 아닌지.. 영화 ‘아름다운 시절’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만큼 가서 보면 그냥 그 자리에 앉아 넋 놓고 바라보고 싶은 참 아늑한 곳이다.

 

구담마을의 정자

 

 

구담마을에서 바라본 풍경 - 구담계곡 -

 

 

▲ 구담마을의 명물 징검다리가 멀리 내려다보인다.

참으로 머물고 싶은 풍경을 지닌 마을이다.

 

 

▲ 영화촬영지였음을 알리는 비

 

 

▲ 거대한 나무가 쌍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마을 뒤, 정자가 있는 곳의 의 느티나무 숲이 수려하다

 

영화 속에서 미군 병사와 정사를 벌이던 방앗간은

주인아저씨가 방앗간 핏대에 말리는 사고로 죽자

지금 그 자리는 빈 터만 남아 있다.

 

이제 이 마을은 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되었고,

그에 마을길이 포장길로 바뀌니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섬진강은 말없이

수많은 사람들의 그리움을 안고서 오늘도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