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나 왔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960m봉을 지난 듯싶다.
갑자기 흙길이 나타나며 신록 가득한 길이 펼쳐진다.
아!! 살 것 같았다. 꼭 우리 뒷산 오솔길 같으니
지금까지의 힘듦을 이겨낸 보상인가 보다.
저절로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 소나무 떡갈나무 새파란 잎이
♫ 잎새 뒤에 숨어 숨어 익은 산딸기
♫ 소리 없는 가랑비에 눈물짓는 사슴인가
연이어 부르는 콧노래에
산은 숲속 가득한 綠으로
내 온 몸의 땀과 毒을 씻어 내 주며 응답해준다
간혹 스치는 흙냄새와 알듯 모를 듯 퍼지는 피톤치드향이 가슴에 파고든다.
참 잘했어! 잘 이겨 냈어! 하며 나를 칭찬해주는 이 맛도 참 좋다.
이 길을 아끼고 싶었다.
여태까지의 체력소모 보충을 해 주어야만 더 느끼고 받을 것 같아
아무데나 앉아 물을 꿀꺽꿀꺽 마시고 바나나 한 개를 먹었다.
▲ 평온한 능선길이 갑자기...
▲ 깊은 산 속의 나무들은 이렇게 서로 의지하며 지내고 있었다.
▲ 아! 정상 영봉이 보인다
안개에 자신을 감싸며 신비함을 더하고 있으니 근엄하기 짝이 없다.
▲ 헬기장
높은 산 어느 곳이든 헬기장이 있다.
재난시 구조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유사시에는 주요 시설이 되기도 한단다.
어느 곳이든 헬기장 근처는 야생화 천국이다.
▲ 헬기장에서 바라본 영봉
▲ 과연 오를 수 있을까~~
▲ 영봉을 오르기 위한 계단은 끝이 없다
▲ 어쩜!! 저 나뭇잎 사이의 계단을 오르고 있으니...
▲ 영봉을 돌고 돌아 오르기 위한 철계단
조금은 잔인한 것 아닐까. 그에 따라 나도 오르고 있으니..
무엇 때문에, 왜 올라야 하는가....
▼ 드디어 정상이다!!
▲ 땀에 젖은 모습이었는데, 누군가가 명산 100이라는 수건을 들고 찍었고
사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 모두가 자연스럽게 한번씩 들고 찍었다.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난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라고 말 할 수 있었다.
▲ 중봉 그리고 조금 뒤의 하봉
저 아래 충주호가 멋있게 펼쳐진다는데.. 아쉽다.
▲ 참조팝나무
포토존의 정상은 비 좁았다. 사진만을 찍고 한 단계 내려와 굽어본 풍경들~~
▲ 이제는 내려가야 한다.
짧은 시간의 등산로는 비례해서 가파른 법~~
험준하고 가파르기로 평이 난 동창교방향 하산길,
체력소모가 엄청난 길이었다.
그 길을 따라 오르던 여학생? 으로 보이는 두 명이
이 길에 약수터가 있느냐고 묻는다. 세상에~~
이 힘든 길에서 물을 이미 다 먹었다 한다.
안쓰러운 마음에 내 것 한 병을 건네 주었다.
나는 이제 내려가는 길이기에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거절하지 않고 덥석 받아드는 그네들이 예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보이는 모두를 마음에 담으며
천천히 또박또박 발걸음을 내 딛는다.
▲ 참조팝나무
▲ 자란초
한국특산종이다.
▲ (숙은)노루오줌
▲ 거의 다 내려올 무렵에 만난 산신각
월악산 산신제는 고종 14년 (1227년)에 국행제로 지냈을 만큼
국민의 안녕과 국가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고적한 산길에서의 만남이 조금 으스스 했다
▲ 새 한 마리가 나의 마무리 산행을 칭찬해 주고 있음
▲ 층층나무
▲ 산행 날머리 자광사
▲ 안녕~~
2014. 6.15 덕주사에서 아침 8시 20분부터 시작하여
동창교에 오후 2시 30분에 도착, 6시간의 산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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