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장 눈이 많이 내린다는
무주, 진안, 장수 중 무주에 속한 산, 덕유산을 겨울산이라 부른다.
겨울이 되어 피어나는 눈꽃이 장관을 이루는,
그 어느 산도 따라올 수 없는 풍경을 빚어내는 산인 까닭이다.
눈꽃은 영하 6도 이하의 기온과
습도와 바람의 궁합이 잘 맞아야 피어나는 겨울산의 꽃이다.
3일 전 눈이 내렸고 해발 1,600m 에 이르는 덕유산이기에
눈꽃이 절정을 이룰 거라는 믿음과 설렘을 안고 토요일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섰다.
의외로 풀어진 날씨가 되어 기대에 못 미칠까 우려되는 마음이 있었지만
설마 높은 곳의 날씨가 풀어질까 하는 억지 마음을 부렸다.
바람결에 매서움이 섞이지 않으니 살짝 걱정이 되었다.
바쁜 시간을 쪼갰기에 설천봉까지 곤도라를 타고 오른 후,
향적봉 정상까지만 다녀오자 한 계획이었다.
가는 길에서의
라디오 아나운서는 현재 기온이 8도라며 주말 나들이에 좋은 날씨라 한다.
좋은 날씨라는 말이 나에겐 나쁜 날씨로 들리는 순간~~
모처럼 잡은 날인데 설마가 역시로 되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 자꾸만 앞선다.
곤도라 타는 곳은 낮은 지대여서 그나마 시야는 괜찮겠다 싶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산을 오르기 보다는 스키장을 찾은 인파였다.
곤도라를 타고 오르니 고도가 높아 질수록 짙은 안개가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어쩐다? 해라도 뜨면 안개가 사라질까?
설천봉에 내렸지만 한치 앞도 보이질 않는다.
모두들 아쉬운 탄성을 지르면서도 등산화에 아이젠을 끼우는 모습들이 부산하다.
눈꽃, 상고대는 어림도 없었다.
짙은 안개와 바람만이 이곳이 높은 곳임을 알려줄 뿐이다.
상고대 대신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를 마음껏 온 몸으로 느껴본 날!
바람에 이리저리 흩어지는 안개는 꽃이 되어
또 다른 감흥을 안겨주는 덕유산이었다.
어찌 겨울에 눈만이 있으랴
눈꽃 대신 안개꽃 보여준 덕유산의 변신은 무죄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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