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 월출산 국립공원은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제일 작은 국립공원이다.
지난 토요일 새벽 5시 20분에 출발하여 8시부터 등산을 시작하였다.
내가 택한 코스는 종주코스로
천황탐방지원센터 → 천황사지터 → 구름다리 → 사자봉 → 바람재 → 통천문 → 천황봉 → 구정봉 → 억새밭 → 도갑사 의 코스로 약 6시간의 산행시간을 가졌다.
남편과 함께 나섰으나
여러 번 다녀온 남편은 등반을 포기하고 주변지역을 둘러보기로 하고
나 홀로 단행한 산행이었다. 하산 후, 도갑사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조금 두려움도 있었지만
달리 생각하면 오붓한 산행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출발하였다.
일찍이 기암괴석으로 유명함을 알고 있었기에 꼭 한 번 오르고 싶은 산이기도 하였다.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아직은 등산객 몇몇만이 주차장에서 서성일 뿐,
약간 서늘한 날씨가 조금은 걱정을 앞세운다.
주차장에 세워둔 표시석 배경 산의 위용이 나를 안심시키며 어서 오라는 듯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나는 천황사방향으로 걸었다.
제일먼저 만난 곳은 천황사! 아, 왜 천황사라 하지 않고 천황사지터 라고 하는 의문이 금방 풀렸다.
신라 말에 창건된 절로 추정되는 역사를 지닌 절로 여러 번 소실, 증축의 과정을 거친 작은 절로
지난 2001년에 화재로 또 다시 증축하는 아주 작은 절이었다.
아침 햇살을 가득 받고 있는 우람한 바위가 작은 절을 호위해 주는 듯 엄숙함을 느꼈다.
천황사를 지나 만난 등산로 양 옆으로는 시누대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었다.
오늘 약간 바람이 부는 날, 댓잎들이 서걱거리며 소근 거린다.
자기들 몸처럼 내 마음을 온전히 비우는 오늘 하루가 되라고 일러준다.
시누대길을 벗어나니 산들의 위엄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우람함을 감싸고 있는 나무들은 아직 초록이 우세다.
길은 온통 바위와 계단으로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급경사로 이어지니 심장이 점점 빨라진다.
순간 아무리 높은 산에 올라도 이렇게까지 심한 박동은 아니었는데.. 걱정이 앞선다.
며칠 전부터 소화기능이 안 좋아 오늘 아침도 점심도 준비하지 않은 채 물만 가지고 왔는데..
넓은 바위위에 앉아 잠깐 숨을 돌리노라니 안정이 된다.
그래 지금 경사가 너무 심한 길이어서 그럴 거야. 더구나 온통 바위길이지 않은가!
스스로 위로하며 다시 오르기를 반복하였다
점점 높이 오를수록 문득문득 눈앞에 펼쳐지는 단풍든 나무가 마음을 환하게 밝혀준다.
그에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나무들과의 어울림이 정말 장관이다.
이 산은 아마도 거대한 수석전시관이 아닐지.
드디어 구름다리에 도착! 바라보기만 하여도 아찔하다.
아 구름다리를 건너기 위해 오르는 길마저 아찔하다. 바위 속으로 난 철 계단, 멋있었다.
구름다리위의 스릴 감흥을 아껴둔 채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방 어느 곳, 정말 눈을 뗄 수가 없다.
부족한 사진기를 연신 눌러대며 멋진 풍경과의 만남을 즐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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