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몹시 불고
시야는 그렇게 맑음이 아니었다.
한 번씩 눈을 들어 바라보는 풍경은 시원스러웠다.
그에 우람한 바위들이 품은 기를
저 아래 마을까지 보내줄 것이라 여겨지니 과연 자랑스러워할 산이 아니던가.
월출산은 나무들은 조연이고 바위들이 주연이다.
오늘 나는 주연들 중 그 누구 가장 빼어난 연기를 하는지 꼭 여겨 볼 참이다.
통천문
천황봉에 오르기 전 마지막 관문인 통천문을 통과했다.
바위는 그냥 바위일 뿐 묵묵히 말이 없는데
사람들은 괜한 이야기를 지어 놓으며 지나간다.
좁은 구멍을 통과해야하는 길목의 바위에 통천문이라니!!
바위모습에 이름을 달아주고 같이 감상하기를 이끄는 마음,
정말 참 이쁜 마음들이다.
2시간 30분을 걸어 천황봉에 도착!! 809m,
사방으로 트인 우람한 바위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거칠 것 없이 우리를 반긴다.
모두들 환한 표정~~
해 냈다는 벅찬 감동을 안겨주는 산의 정상,
저 아래 영산강 줄기가 보이고 들녘의 논들이 반듯반듯 정렬되어 있다.
참 정갈하다.
방향표시석이다.
하늘을 다스린다는 천황봉은
삼국시대 이래 나라와 백성의 평안을 빌며 제사를 지냈다던
소사지(小祀地)터가 정상에 남아 있으니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옅은 안개로 시야가 흐렸지만 멀리 보이는 중첩된 산능선이 환상적이다.
마치 선녀들이 천황봉을 향하여
춤을 추는 듯싶으니 바람 때문일까?
월출산의 정기를 듬뿍 받는 산 아래 시가지
참빗살나무
보온병의 뜨거운 물 2잔을 마시고 서서히 내려왔다.
밑에서 기다리는 사람의 지루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면 서둘러야 한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니 지나온 길보다는 훨씬 부드러움을 안겨주는 산 능선이 그냥 참 좋다.
바위 모습들도 더욱 둥글둥글한 모습이다.
천황봉에서 막 내려오는 거의 수직의 경사면에서 참빗살나무의 열매를 만났다.
어쩜 그리도 고운 빛일까. 맑은 이슬과 좋은 공기만으로 빚어진 색감이 참으로 곱다.
우람한 바위들이 샘 낼 법하니 산의 조화가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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