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고택을 찾아서

물소리~~^ 2013. 9. 18. 22:37

 

 

 

 

사랑채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살아가며 필요로 하는 1순위가 아닐까. 그러기에 그만큼 집착을 하고 좋은 것을 소유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소유욕이라면 편안함과 자연스럽게 빚어지는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공간에 머물수 있는 곳을 원하는 마음일 것이다. 일찍이 공자는 사물을 인식 하는 데는 3단계가 있음을 설파하였다. 즉 지호락(知好峈), 알고,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과정이라 하였다. 그 모든 과정을 확실하게 느끼고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집이라는 공간일 것이다. 오랜 세월 전해오는 우리의 전통가옥은 그렇게 우리의 정서를 확인시켜주는 곳이기에 더욱 애착을 가지고 지켜 나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전통가옥을 일부러 찾아 나서기는 기회가 쉽게 닿지 않는다. 지난 토요일 충청 땅을 밟고 그에 논산을 지나는 경우가 되니 어느 한 전통가옥을 알리는 이정표가 자주 눈에 들어왔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이정표가 부르는 곳으로 따라가 300년 된 고택을 만나 보았다.

 

명재고택이었다. 명재(明齊)는 윤증선생(1629 ~ 1714)의 호다. 조선 때 유학에 밝은 학자다. 산촌에 묻혀 학문과 덕을 쌓기에 전념하니 덕망이 높았으며 그 당시 모든 선비들의 흠모의 대상으로 <백의정승> 이란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모든 벼슬을 사양 했을 뿐 아니라 숙종이 우의정에 임명하고 사관을 보내 임명장을 보냈으나 14번의 상소를 올리고 끝내 사양하였다고 한다.

 

 

안채와 사랑채의 배치

 

그 분이 살았던 집은 이제 양반가옥 이라 칭하며 본보기가 되어 있었다. 집조차 곧은 선비의 명성에 힘입어 길이 후손에 전해지며 빛을 발하고 있으니, 주인이 지닌 품성의 큰 덕을 입고 있음이 틀림없다. 집 뒤로 산이 있어 집을 감싸주고 집 앞 평평한 공간에 연못을 만들어 물을 두었다. 장독대 옆 우람한 느티나무가 연륜을 말해주고 있다. 건물 밖 자연을 안으로 끌어들여 언제나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감을 희구했다. 참으로 정감이 솟구쳤다.

 

 

안채에 통하는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림막을 만난다.

이 가림막은 안이 보이지 않지만

안에서는 찾아온 사람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손님에게 실례를 범하지 않게 하기위한 배려의 마음이란다.

 

 

 

건물을 이룬 오래된 목재의 질감이 정겨웠고 균형을 이룬 건물에서 안정감을 보았다. 가지런한 장독대에서 정갈함이 보였고 마당 곳곳의 작은 조형물에서조차 아기자기함이 느껴졌다. 사랑채 누마루에 올라 비 내리는 풍경을 마음껏 바라보고 싶다. 마루에 엎드려 책이라도 읽고 싶음이 불쑥 올라온다. 누마루 밑의 공간은 숨바꼭질하기에 좋을 것 같고, 계절 따라 쓰이는 물건들을 가지런히 정리해 둘 아늑한 곳이 되기도 할 것 같았다. 장독대 항아리에서 구수한 된장을 떠 저녁 찬을 만들어 보고 싶다. 앙증맞은 우물가에 앉아 밭에서 금방 따온 오이라도 씻어보고 싶다. 화단의 봉선화 꽃을 따서 손톱에 물들이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솟아오르는 나의 모든 감정으로 고택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새롭게 알았고, 새로움의 분위기가 좋았고, 그에 내 감정을 실어보며 즐기고 있으니 나는 공자가 말한 지호락의 3단계를 거쳐 나가고 있었다. 좋음을 느끼면서 지금을 살아가는 나의 방식을 향상시켜 즐길 수 있기를 나도 모르게 소원해 본다. 옛 집 깊숙이 스며있는 우리의 정서를 배워 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외양간이 딸린 별채

 

 

참으로 정갈하다.

 

 

담장과 굴뚝

 

 

우물

 

 

 

 

집 앞으로 조성된 연못

 

 

 

툇마루 밑에 자연석으로 앙증맞은 산을 이루어 놓았다.

 

 

 

 

 

양반집의 대추는 탐스럽기도 하다

 

 

 

돌확에서 자라는 부레옥잠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다녀간 표시

 

 

 

 

 

 

 

 

 

 

장독대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