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시문학관
선운산을 내려와 고창 풍천장어로 점심을 먹고 우리는 미당문학관으로 향했다. 선운사에서 문학관까지는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마을에 자리하고 있었다.
폐교된 봉암분교를 재구성하여 지은 문학관은 여유로웠다. 개인적으로 폐교나 분교 등을 이야기 할 적이면 난 늘 우리 아버지를 생각한다. 달려가면 교장실에 앉아 계실 것만 같은 괜한 정감에 반가움이 불쑥 일어나곤 한다. 미당문학관에 들어서는 순간, 그런 반가움이 물씬 밀려드니 생전의 아버지를 만난 듯 반가움이 일렁인다.
운동장은 그대로 잔디밭이 되었고 주변의 국화꽃은 아직 봉오리를 맺은 채 열리지 않았으나 아담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아주 커다란 자전거가 금방이라도 하늘을 달릴 듯 준비자세로 서 있다. 문학관 주변에는 국화가 가득하다. 만개시기가 되면 장관을 이룰 것이니 아직은 누님이 아닌, 동생 같은 꽃이 귀여운 몸짓으로 앉아있다.
문학관 내부
천재적인 음율을 구사하신 시인도 이렇게 고치고 고친 습작의 시간을 거친 뒤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다니... 그냥 친근함이 느껴진다.
서재 재현실
문학관 복도의 창으로 바라본 풍경
담쟁이들이 더없는 운치를 이루고 있다.
문학관 내부는 미당의 작품서계와 그의 일생을 돌아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내가 감히 미당의 문학을 논 할 수 있을까마는 교과서에서 많이 배운 기억으로 남아 있으니 조금이나마 아는 척 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가
질마재는 미당의 출생지인 고창군 부안면에 있는 마을 선운리의 속칭이다. 그 모양이 수레를 끌 때 말이나 소 등에 안장 같이 얹는 제구와 같은 형국으로 된 고개와 같다 하여 질마재(길마 의 변형된 이름) 로 부른다 하였다. 문학관 왼쪽, 질마재 가는 길의 마을에 미당의 생가가 있다.
생가주변의 마을과 길목의 풍경
말오줌때나무
이름과 달리 열매가 참 아름답다
골목 곳곳이 잘 다듬어지고 나름의 특색으로 길손들의 눈길을 끌고 있으니 한 문학가로부터 받는 부가의 가치는 후세들에게도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새삼 소중함을 깊이 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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