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맺는 행복 우리 집 콩고는꽂을 한 번씩 피울 때마다제 잎 하나씩을 곱게 물들여 떠나보낸다키울 때 베풀었던 정성은 그 마음만 머물게 하면서새로움을 탄생시킨다우리가 걸어온 삶의 길~~어찌 즐거움만 있을까지난 아픔도 힘듦도.내가 치러야 했던 희생도마음 한 곳에 고이 묻어두고 자리 내주는~~그리하여 내가 완성되는 것이겠지~~4번째 꽃을 피우더니5번째 꽃봉오리를제 뒤에 또 올리고 있다. (25. 02.23) 사진 2025.02.23
목이버섯 맛에 빠지다 설 명절에건버섯 선물이 2 상자 들어왔다. 우연히 같은 상표였다.하나는 크고 다른 하나는 작은 사이즈였는데큰 사이즈의 상자 안에는목이버섯이 더 들어 있었다포장된 목이버섯 모두를 무심코 물에 불리니 양이 엄청 많았다. 이걸 어쩌나~~잡채에도 넣고 볶아 먹기도 하는데부들부들하면서 쫄깃한 식감과 맛이 어찌나 좋은지먹고 또 먹고 먹었다. 내가 그 무엇을 이렇게 잘 먹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목이버섯의 한자어는 木耳라하니나무의 귀 같아서란다 저 목이버섯은 내가 엄청 잘 먹는 소리를 들었을까~~ 사진 2025.02.02
내 마음을 그리듯 눈발이 난분분하다.설날이라고 아이들이 오는데명절 흉내라도 내야겠기에음식 몇 가지 준비하느라 주방에서 분주한데창밖 하얀 눈이 허공을 맴돌며 나를 청한다눈은 바람의 힘에 이끌려하늘로 되돌아갈 듯 솟구치다가갑자기 땅으로 내려앉을 듯하강곡선을 그리며 나풀거리는데바람은 다시 눈을 끌어올린다.마치 내 마음을 그려내는 듯싶다.베란다에 나와사진 한 장 찍으려 창문을 여니눈은 마치 피난처를 만난 듯내 얼굴을 스치며 밀려 들어온다그래 오느라 얼마나 고생했니엄마 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맞이했다.압력솥에서 익어가는 따듯한 갈비 한 접시 넉넉히 내어주고 싶은음력 섣달 그믐날 사진 2025.01.29
얼마나~~외로울까. 얼마나 추울까~~고독함이 내 안 깊숙이 젖어온다 폭설이 지나간 자리사람들 발자국에 눌린 눈이 설핏 녹고 얼기를 반복하니 몹시 미끄럽다.미끄러움은 눈길의 고유한 본질일 뿐인데산책길은 고요하다. 팔을 약간 벌리고조심조심 걷는 내 그림자가 우스꽝스럽다.문득 푸드덕 소리에 걸음을 멈추니왜가리 한 마리가 이 추위에호수에서 먹잇감을 찾고 있었나 보다. 순간 왜가리의 모습을 춥고 외로운 마음일 것이라는 측은지심으로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데왜가리도 가만히 서 있다나를 피하려 하는 마음일까? 추워도 외로워도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묵묵히 제 삶을 살아가는 왜가리 모습을 보며그냥 나도 의연한 마음이 되고 싶었다. 사진 2025.01.21
연근 조림 식탁 위에 올릴 반찬이 시원찮다상시 준비해 놓고 먹는 조림 종류가 없으니 더 썰렁하다모처럼 일요일에멸치조림도 연근조림도 했다멸치조림이야 우리 아들들한테 인정받은 맛?이지만연근조림은 실패한 경우가 더 많다염장연근을 구입해서 밤새 물에 담가염기를 제거하고 식초물에 헹군 후 삶아 건져 갖은양념으로 졸이니썩 괜찮은 맛이 난다나는 사각거리는 맛이 좋은데남편은 푹 익은 쫀득한 것을 좋아하기에압력솥 찜코스로 20분을 익히니 맛나다연꽃과연이 지닌 분위기를 좋아하기에이렇게 먹는다는 것에 조금 망설여지기도 하지만제 몸 지닌 것 모두를 내어주는그 덕목을 누려보는 것이라고나를 합리화시켜 본 엉터리 마음이다 사진 2025.01.20
음력도 스러지네~~ 음력 섣달 보름달!음력으로는 아직 한 해가 남았다며위안 삼아 기대고 있었는데 음력도 이제마지막 보름달을 보여 주었다이제 더 이상 기댈 시간이 없는한 해의 마무리~~보름달도 내 마음만큼이나 어지러운지빈 나뭇가지 사이를 비집고 떠 있다그럼에도 어김없이 질서를 지켜가는저 달처럼내 시간도 흘러가겠지보름달 벗 삼아 걷노라니전화 걸은 내 동생이 꽃피는 시절에 편히 만나자 한다 단상(短想) 2025.01.15
속절없이~~ 그냥,예쁜 너에게 투정 부려본다. 3번째 봉오리로 끝나겠지~~ 했는데한 송이를 더 올려 주었다그래 아직 내가 마무리 할 일들이 남았구나!열심히, 차분히 해 나가자. 또 한송이의 꽃은 나의 힘이다! 꽃과 나무 2025.01.14
시내버스 체험 지난주 며칠 우리 고장에 많은 눈이 내렸다서해안에 위치한 덕분에 겨울마다 눈 구경은 제대로 하는데이번 겨울에는 눈이 적게 내리는데도폰에 들어오는 안전문자의 조바심이 조금 호들갑스럽다는 내 생각이었다.눈 오는 날이면 으레 출근길을 걷거나 택시를 타거나 하면서은근 또 다른 겨울 맛을 느끼곤 하는데이번 3일 동안은 버스를 이용했다.언제라고 딱 집어 말 할 수없지만 당분간 일을 하면서 사무실을 정리해야 한다.버스 노선을 검색해 보니 마침 출근시간과 퇴근 시간대에 맞춰 운행하는 나에게 딱 맞는 노선버스가 있었다.첫날 출근은 신호등에 걸려 버스를 놓치고 50여분을 걸었다.날씨만 그리 춥지 않다면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여걷는 일이 훨씬 쉬울 텐데 너무 추웠다.시내버스에 오르는 일은 낯설었다얼마 만에 시내버스를 이용.. 단상(短想) 2025.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