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토요일,
안경테를 바꿔야 해서 옛날 사무실 근방으로 갔다.
겸사겸사 시력검사도 해 보았는데
시력은 별반 변화가 없는데 눈은 월등히 좋아졌다고 한다.
무슨 말인지... 난시가 있었는데 전혀 없다나?
지난 시간 중, 독한 약으로 지나치게 손상된 내 신체 각 기관의 일부는
차츰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간단한 일 이어서 금방 교체하고 나오니 예전에 자주 다니던 공원의 산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까지 왔으니 다녀가자 하며 산 아래 주차장으로 달렸다.
차림은 좀 그랬지만 신발은 다행히 편한 것이어서 산길로 들어섰다.
아, 이 얼마나 상쾌한 계절의 아름다움인가
조금은 따가운 햇살과 상큼한 바람이 오랜만이라고 나한테 말을 걸어오는 듯싶다.
하지만 내 눈은 지금 어디쯤에 무슨 봄꽃들이 있을 텐데 하며
조심조심 걷노라니 바람도 햇살도 화가 났을까?
내 이마에 땀을 맺히게 한다.
전망대에서 360도 돌며 바라본 풍경은
저 먼나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못지않은 우리의 풍경이다!!
호제비꽃이 눈에 자주 보인다.
제비꽃 중 호제비꽃을 좋아하는 마음이어서일까?
오래전 화개장터에서 가게들을 구경하다 내 눈에 뜨인 그릇 하나!
호제비꽃이 달랑 하나 그려져 있는 그릇을 발견하고 어찌나 좋던지
얼른 구매하고 돌아오는 내내 마음 설레던 기분으로 글까지 하나 썼었다.
녹음방초 우거진 숲에서 노니는 저 새들은 무엇이 이토록 좋을까
나도 이 좋은 신록 사이를 걸으면서 노래라도 부르며
새들과 동행하고 싶구나
바야흐로 흰꽃의 계절이다. 이팝나무도, 아까시나무도, 흰꽃으로 5월 산을 채색할 것이니
초록이 무성할 때 흰꽃을 피우는 까닭은
초록 사이에서는 흰색이 벌 나비 눈에 가장 잘 띠는 이유란다
벌 나비를 부르는 식물들의 영특한 구애작전이다.
이른 봄에 노랑꽃이 많은 이유도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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