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둥금의 미학

물소리~~^ 2020. 4. 30. 14:19

 

▲ 베란다에서 바라본 우리 앞산

 

연초록의 물결을 이루고 있는 산등성이 참으로 곱다.

꽃 진 자리의 상처를 조심스레 어루만지듯 전해오는 연한 부드러움에

내 마음도 그만 한 없이 연해지고 있으니

하마 내 모습도 연초록으로 물이 들었을까.

 

이제 막 새잎을 내밀고 있는 나무들은 둥글게, 둥글게 제 몸피를 키우고 있으니

마치 산이 만들어내는 연초록의 도넛 같다는 생각에 미소가 번진다.

 

나무들은 왜 저렇게 둥근 모습으로 살아갈까

자신이 너무 많은 가지를 이리저리 뻗어내면

다른 나무들이 행여 피해를 당할까봐

그렇게 제 안으로 가지를 굽어 사노라니 둥글게, 둥글게 다듬어진 것 아닐까

 

뻗치고 싶고, 제 영역을 넓히고 싶은 모난 마음을

얼마만큼 담금질하면 저런 둥근 미학이 나올까.

나만 잘 살아보자는 것이 아닌,

함께 살아가자며 저렇게 동그란 간격을 유지하고 있으니

우리는 지금 나무들한테 저 아름다운 과학적 이치를 배워

거리두기를 하자고 하는 것이다.

 

우리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내 마음을 둥글게, 둥글게 다듬어 지내는 요즈음을 발판으로

이런 간격유지의 원칙으로 평생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모았으면 참 좋겠다.

그러면 저 산등성 나무들처럼 참으로 예쁘게 보일 것이나니…

 

내가 옳다는 것을 주장하기 보다는

함께 행복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혜를 빌려와

이 아름다운 계절을 마음껏 누리고 싶은 마음을 다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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