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다시 핀 관음죽 꽃 (19.1.13)
새해가 시작되고 어느새 두 번째 일요일을 맞이했다.
그동안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느라 새로운 마음 다짐이나
그 무엇의 의식을 행하지도 못하고 새해의 10여일을 보낸 것이다.
모처럼 맞은 일요일 아침~~ 쉰다는 마음이 앞서니 그 무엇도 하기 싫어진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그래도 집안 청소부터 하자고 베란다를 들락날락하다가
화분들을 바라보는데 아니!! 관음죽이 또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어쩜!! 화들짝 밝은 마음이 나의 정신을 바짝 끌어 세운다.
세상에~~ 이 추위에 꽃을 피우다니…
▲ (19.1.7)
이 관음죽은 우리 집에 와서 근 30여 년을 함께 지내고 있다.
그동안 나는 2주 간격으로 물을 열심히 준 것밖에 없는데도 잘 자라고 있는데
꽃을 보기가 어려운 식물인 만큼 이 식물이 꽃을 피우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설이 있다.
그런데 우리 집 관음죽은 2013년에 처음 꽃을 피웠고,
2017년에도, 그리고 올 해 다시 꽃을 피우니
공짜 좋아하고 행운을 바라는 마음을 지닌 나로서는 여간 좋은 게 아니다.
실제 2013년에는 꽃 핀 후, 울 큰 아들이 임용시험에 합격을 했고
2017년에는 특별함은 없었지만 내 건강이 좋아진 것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올 해 또 꽃을 피우니 괜히 반갑고 좋은 것이다.
어떤 좋은 일이 찾아올까!!
해준 것 없이 받으려고만 하면서 김칫국부터 마시는 내가 미워서
찾아오려던 행운이 도망가겠다고 혼자 생각을 하려니 웃음이 나온다.
왜 우리는 행운을 바라마지 않으며 살아가고 있을까.
올해가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인 만큼
우리는 새해가 되자마자 복을 받으라는 덕담들을 주고받았다.
기해년이 황금돼지인 까닭은 己(기)가 토에 해당하는 관계로 누런색이란다.
하여 황금돼지 해이며
돼지를 뜻하는 亥(해)는 壽(수)를 상징하는 관계로 건강과 장수를 의미한다고 한다.
또한 돼지 亥는 물에 해당하고, 불에 해당하는 巳(사, 뱀)와 상충하는데
돼지와 뱀이 만나면 돼지가 뱀을 잡아 먹는다.
뱀이 물어도 뱀의 독은 돼지의 삼겹살을 뚫지 못한다고 하니
사람들은 뱀을 막기 위해 돼지를 키웠다고 한다.
집 家(가) 에 돼지 豕(시) 가 들어간 까닭도 이런 연유이며
돼지꿈을 길몽이라고 하는 까닭도 이에 기인한다고 한다. -조용헌의 小說에서 인용 -
황금돼지의 해를 맞이하여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며 돼지꿈을 꾸어 돈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이나
관음죽 꽃을 바라보며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나
모두 행운을 받기를 염원하는 마음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한 평생을 살아가노라면 두세 번은 운이 찾아온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온전히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안다고 해도 지나친 욕심으로 오히려 화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음을 알고 있다.
이는 운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고 무작정 바라고만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귀한 관음죽 꽃이
평소에는 관심도 없이 어쩌다 물 한 번씩 주기만 하다가
꽃을 피우니 관심을 가지고 자꾸 바라보는 내 마음이 다 보인다며
아는 체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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