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관엽식물 콩고!
처음 이 이름을 들었을 때는 무작정하고 저 멀리 아프리카의 한 나라를 떠 올렸지요.
그곳, 아프리카에서 살아온 식물은 아니지만
반짝반짝 윤이 나는 넓은 잎에서
시원스런 느낌과 함께 아프리카의 강인함이 떠올랐답니다.
공기정화에 탁월한 기능이 있다하여 들여놓고
추위에 약하다 하여 베란다가 아닌 거실 한쪽에 자리를 만들어 주었는데
어찌나 씩씩하게 잘 자라는지 늘 눈여겨보는 식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커다란 잎 두 개가 누런빛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왜지? 콩고도 새 옷으로 새해맞이 하려고 그럴까? 하며 그냥 놓고 바라보면서
아무래도 그 누런 잎을 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영양 손실이 있을까? 하는 염려가 되어
오늘 아침 누런 잎을 잘라내었습니다.
잘라져 나온 튼실한 잎이 참 아까운 생각이 들어 이렇게 벽걸이 화병에 꽂아보니
정말 멋졌지요!
아, 마음이 새롭게 밝아집니다.
새해 들어 업무가 많아졌지요.
산다는 것이 무언지…
새해 들어서자마자 좀처럼 시간의 여유를 느끼지 못하는 날들의 연속!!
새로운 시행령에 적용시켜야하는 일들을 정리해야 하고
기간을 정해 놓고 요구하는 지난 한 해 동안의 모든 자료들을 정리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연일 숫자놀이에 정신없이 빠져 드느라 주위를 돌아 볼 여유가 없는데
방학동안 자신의 온전한 보금자리를 향상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큰 아이의 분주함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나서는 내 마음과 시간이 덩달아 종종거립니다.
내 안의 차분함이 사라지는 듯,
내 안의 감성이 사라지는 듯, 자꾸 조바심이 나는데
누렇게 변한 콩고 잎 하나가 제 조바심에 제동을 걸며
제 마음을 밝게 해 주고 있어요.
벽 위로 올라간 누런 잎은
자기는 자기 몫을 다 했다고 나를 향해
노오란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행복한 웃음을요.
새해가 되면 새로움으로 달라질까 했지요
하지만 지난 것들의 완벽한 정리가 없으면 마음의 새해를 맞이할 수 없음을 알려주네요.
1월도 그렇게 지난 모습 그대로 자리를 양보해주면서
어서 차분히 마무리 잘하라고 조용히 기다려 주는 것 같아요.
모든 것이 주어진 제 삶을 살고 있는 의연한 모습들이
더 없이 예뻐 보이는 시간 앞에서 잠시 새해 인사를 드려봅니다.
▲ 잎자루가 힘겨운지 5일 만에 커다란 잎을 톡! 떨어트렸습니다.
▲ 우리집 관엽식물 콩고
▲ 스스로 증류작용하는 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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