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이 봄, 그 무엇이 예쁘지 않을까.

물소리~~^ 2018. 3. 14. 13:54






▲ 광대나물



점심시간~~ 봄 햇살이 참 좋다.

이 좋은 햇살 아래서 만들어진 비타민은

효능도 좋을 것 같아 그냥 나와 도로변을 걸었다.

눈이 부셔 눈을 찡그리며 걷는데

잡초 우거진 곳에서 붉은 빛이 눈에 띤다.

혹시? 과연 꽃 이었다.


광대나물이었다.

어쩜 이리도 작년과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은 빛으로 치장했을까

오늘 나처럼 장롱 깊이 넣어둔 옷을 다시 꺼내 입었나 보다.


내가 맞이하는 계절의 바뀜은 옷장을 정리하는데서 부터다.

겨우내 우리 식구들의 몸을 감싸 주었던 두터운 옷들을

세탁소로 보내기도 하고, 장롱 깊숙이 집어넣기도 하고,

얇고 밝은 색의 옷들을 앞자리로 내 놓는 자리바꿈을 하면서

계절의 새 기분을 느껴본다.


매번 입던 옷들이었지만,

어느 땐 이젠 고만 입어야지 하고 버리려다가

아니야, 가끔 필요할지 몰라 하면서

다시 집어넣기를 여러 번 하는 옷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옷들이 지닌 추억을 떠올리다 보면 참 아련한 느낌에 젖어 들기도 한다.


꽃 같은 시절에 입었던 옷이 아직도 있고

쇼윈도우 안 마네킹이 입은 옷을 입고 싶어

몰래 구입하여 설렘을 안고 입고 다닌 옷들도 있고

아들이 첫 월급을 받아 사준 소중한 옷들도 있다.


그 날 그 시간들의 내 모습은 지금은 간데없지만

그렇게 입었던 옷들은

그 옛날 그 마음과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오늘 아침 그렇게 오래된 니트 스커트를 골라 입고 나왔는데

미용실 주인이 예쁘다고 한다.


내 가장 가까운 내 옷장에서 봄을 찾았는데

광대나물도 그렇게 옷을 찾아 입고 길섶에서 봄마중 하고 있으니

나한테 예쁘다는 소리를 들었다.


! 이 봄, 그 무엇이 예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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