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뮤지컬 '캣츠'

물소리~~^ 2017. 12. 2. 15:53





사진출처 / 캣츠 홈페이지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은 괜히 마음이 부산하고 아쉬움이 가득 차는 달이다. 무언가 한 가지라도 정리하고 넘어가고픈 마음이 앞서곤 한다. 그에 12월은 우리만의 기념일이 끼어 있어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니 애써 모른 척 무관심으로 지나면서 부담감을 덜고 싶은 것도 솔직한 마음이다. 애꿎게 먼 지방으로 나가 등산하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정례화 되었기에 한편으로는 기대감도 차오르기도 하는 12월의 첫날~ 올해는 특별함을 안겨주었다.


지난 달 10일 쯤 우연하게 지금 내한공연을 하고 있는 뮤지컬 캣츠공연이 우리지역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남편도 보았는지 가보고 싶지 않으냐고 내 의중을 타진해 온다. 얼른 대답하고 예약을 진행하는데 입장권 값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뮤지컬의 인기가 대단함을 반영이라도 하듯 한 달여가 남았는데도 남아있는 좌석이 많지 않은 것이다. 얼른 s석을 예매하고 기다리려니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차피 기념일 한 번 챙기려면 이 정도의 금액을 소비할 터이니 이걸로 상쇄하자고 은근 슬쩍 부담감을 무마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121일 오후 730분부터 공연이 시작된다. 하여 양해를 구하고 530분 조금 일찍 퇴근하여 출발 했다. 전당까지는 50여분이 소요되니 티켓을 받고 조금 여유 시간이 있으면 간단히 저녁식사를 할 계획이었다. 저녁으로 본죽을 준비하였고 티켓을 수령한 후 차 안에서 간단히 먹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전주 시내에 들어서니 퇴근시간과 맞물린 도로의 차들은 온통 거북이걸음으로 지체되는 것이다.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지만 차 선 한 번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차들이 빽빽이 들어서서 움직이고 있었다. 가까스로 정체가 끝나면서 전당에 도착하니 7~~ 주차 공간도 겨우 찾아하고 나서 공연 홀에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더구나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장난 아니게 길었다. 공연장에서는 일체의 촬영이 금지되었기에 이렇게나마 모두 기념사진을 남기려고 하는 것 같았다. 티켓을 받고 나니 입장을 바로 해야 했다. 준비해온 죽을 먹을 시간도 없었다. 그냥 물 한 컵을 마시고 입장했다.



포토존 앞



공연안내 입간판



포토존 : 사람을 피해 찍다보니 짤렸다.






어렵게 찍은 무대

무대는 이미 완벽하게 구성 되어있었다. 시작하기 전이라서 무대장면을 얼른 폰으로 한 장을 찍고 있으려니 안내원이 득달같이 달려와 입장 후 부터는 사진촬영이 엄격히 규제 되고 있다는 말을 한다. 얼른 폰을 거둬들였지만 순간적으로 찍혔는지 이 사진을 만날 수 있었다. 무대는 커다란 타이어를 연상 시키는 물체와 폐 가구 등이 배치되어 있었고 하늘엔 달이 떠 있었다.



사진출처 / 캣츠 홈페이지


캣츠(Cats)T. S. 엘리엇의 시,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에 나오는 14편의 시를 기반으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을 하였지만 뮤지컬에서 불리는 노래들 중 일부는 연출가에 의해 작사되었다고 한다.


1981년 영국 런던 웨스트 엔드에서 초연을 했다하니 36년의 역사를 지닌 뮤지컬인 것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그동안 연출이 변화하면서 등장하는 고양이 나 안무 등에 변화가 있음은 물론, 대 히트곡인 메모리를 부르는 가수도 바뀌었다고 하나 노래만큼은 여전하였다. 나 역시도 귀에 익은 이 노래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진출처 / 캣츠 홈페이지


뮤지컬은 한밤중에 그들만의 축제를 준비하는 고양이들의 부산한 모습으로 시작된다. 막이 오르면 고양이들이 한 마리씩 뛰어 나와 자기소개를 하는 파티가 벌어지는데 각 고양이들은 각자의 특성을 몸짓으로 나타내며 뛰어 다닌다. 처음엔 눈에 익숙하지 않아 혼란스러웠지만 올라오는 한글자막을 읽으면서 바라보니 차츰 줄거리가 보이는 것이다.


고양이 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묘사하는 음악은 고양이들의 스타일을 말해 주는 듯 음향의 강약과 리듬이 퍽 경쾌하였다. 그 중 축제 분위기를 잘 나타내는 젤리클 고양이 노래' (Jellicle Songs for Jellicle Cats)에선 관중들이 박수로 박자를 맞추며 흥겨움을 함께 했다.



사진출처 / 캣츠 홈페이지


무도회 도중 선지자 고양이 '듀터라노미'가 내려와서 한 고양이를 선택해 하늘나라로 데려가 새로운 삶을 살게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선택받기를 바라는 고양이들이 저마다 춤과 노래로 재주를 뽐내는 와중에 창녀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등장한다.


하지만 모든 고양이들은 싸늘한 시선으로 그리자벨라를 따돌린다. 늙고 지친 그리자벨라가 화려했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노래하는 모습과 함께 70여 분의 1막이 끝난다.


20분의 휴식시간~~

선지자 듀터라노미 고양이는 무대를 떠나지 않고 관객들과 포옹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사진출처 / 캣츠 홈페이지

듀터라노미의 '행복의 순간(The Memory of Happiness)'으로 시작되는 2막은 무도회의 연속이다. 그런데 한 여성 고양이가 노래를 한국어로 부르는 것이 아닌가. 박수가 터져 나온다.


고양이들의 현란한 춤 동작이 반복되는 어느 순간 범죄자 고양이 맥캐비티가 듀터라노미를 납치해간다. 하지만 마법사 고양이가 신비한 요술을 부려 듀터라노미를 되찾아 온다.


축제는 평온을 찾았고 해가 뜨기 전 한 고양이를 선택해야했고 선택의 순간이 왔다. 이 때 그리자벨라는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을 되새기면서 내일의 희망에 대한 노래 '메모리(Memory)'를 부른다.




사진출처 / 캣츠 홈페이지


사진출처 / 캣츠 홈페이지

그리자벨라(Grizabella)는 다른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젤리클 고양이로 한때는 아름다웠으나 지금은 초라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그녀, 과거 화려했던 자신의 속마음과 옛 추억을 이 노래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정말 가창력이 얼마나 좋은지 공연장을 꽉 차고도 남는 여운이다.

사진출처 / 동영상 화면 캡쳐

메모리(Memory)를 부르는 그리자벨라(창녀고양이)


최후의 순간, 듀터라노미는 그리자벨라를 가리키고 함께 타이어로 된 무대로 올라선다. 선택에서 밀려난 고양이들이지만 이제는 그녀를 위해 축하 합창을 한다. 그들을 뒤로하고 그리자벨라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은 동화적이긴 했지만 아마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였으니, 배경 음악은 그리자벨라의 새로운 삶의 시작을 응원하는 웅장함과 일체감으로 모두의 혼연일체를 이루어 내는 듯싶었다.


2막 중간에서는 고양이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중들 사이를 뛰어다니곤 하는데 그때 젤리클 고양이들로부터 특별함을 만날 수 있는 좌석이 지정되어 있었던 듯 젤리클 좌석 값은 로얄석 보다도 비싼 가격이었다. 대체 젤리클 고양이가 뭐기에


사진출처 / 동영상 화면 캡쳐

그리자밸라가 승천한 후 마지막 장면


160여 분의 공연 막이 내려감과 동시에 웅장한 효과음악이 계속 들렸는데 자막이 올라오던 화면에서는 음악 연주하는 장면의 화면으로 대체하여 보여주고 있었다. 뮤지컬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오케스트라다운 악단의 모습이니 막은 내려졌지만 쉽게 일어설 수 없게 하였다. 클래식적이기도 하고 팝스타일이기도 한 음악 언어로 고양이의 세계를 잘 표현한 뮤지컬 작품으로 연주에도 혼신을 다하는 뮤지컬임을 홍보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힘 있는 가창력으로 들려준 노래 메모리의 여운도 좋았지만, 최후에 선택받은 창녀고양이가 보여주는 주제의 여운도 깊은 울림으로 너울거리고 있다.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주, 노래, 춤과 함께한 신년음악회  (0) 2018.01.24
즐거운 크리스마스!!!  (0) 2017.12.23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0) 2017.11.21
채롱에 그려진 담쟁이  (0) 2017.11.06
대동여지도  (0) 2017.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