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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채롱에 그려진 담쟁이

물소리~~^ 2017. 11. 6. 09:05

 

 

 

 

 

 

▲ 우리 아파트 옹벽의 담쟁이

 

어느 한 글을 읽다 ‘채롱’ 이라는 다소 낯설지만 정감이 느껴지는 단어를 만났다.

글의 흐름상 무언가를 담는 그릇임을 짐작하겠는데

정확한 모양이 알고 싶어 검색을 해봤다.

검색을 하다 보니 연달아 궁금증을 자아내는 단어들이 나와 계속 검색을 해보니

1. 채롱 : 채그릇의 하나,

2. 채그릇 : 껍질을 벗긴 싸릿개비나 버들가지 따위의 오리로 결어서 만든 그릇,

3. 오리 : 실, 나무, 대 따위의 가늘고 긴 조각이나 낱낱의 것,

4. 결어서= 겯다 : 씨와 날이 서로 어긋매끼게 엮어 짜다.  로 이어졌다.

 

즉, 껍질을 벗긴 싸릿개비나 버들가지를 가늘고 길게 만들어

그것들 서로를 씨와 날로 엮어 만든 그릇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채롱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알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나의 관심을 빼앗아 가는 것을 만났으니

“담쟁이 덩굴 잎과 장과 문양이 있는 채롱 모양의 이단 향 곽” 이라는

기다란 이름을 가진 그릇의 사진이었다.

 

이름도 특이했지만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어쩌면 우리 조상님들의 작품이 아닐까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관심이 폭발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곳은 프랑스 국립박물관 임에도

이상하게도 동아시아미술로 분류해 놓았고 작자 미상으로 되어있는 것이다.

설령 우리의 것이 아니라 해도 동아시아라는 동질감에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그냥 그렇게 우리 조상님들의 작품일 것이라는 믿음이 드는 것이다.

 

담쟁이잎과 열매 모양의 정교함이라니~~

갑자기 나는 후다닥 일어나 우리 아파트 옹벽을 찾아갔다.

울 아파트의 높은 옹벽에 자라는 담쟁이덩굴의 울창함은 한때 자랑거리이기도 했다.

아파트의 연륜과 함께 근 30년 가까이 자라고 있어서인지

줄기의 번성도 왕성하지만 굵기가 나무토막만큼이나 크게 자라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담쟁이에 열매가 맺는 다는 것을

이곳에 살기 시작하면서 옹벽의 담쟁이를 보고서야 처음 알았던 것이다.

그냥 무심히 지날 수 있는 단순한 식물일진대

어이하여 이토록 시공을 넘나들며 제 위치를 심어놓고 있을까.

 

어찌나 무섭게 나무를 감고 오르는지 한 여름 잎이 무성할 때면 섬뜩하며 무섭기조차 하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상생이 아닌 지나친 집착이라고 소회를 피력한 바 있다.

담쟁이는 나로 하여금 아련한 정취를 느끼게 하는가 하면

때론 칭칭 감아 올라가는 강인함에 무서움도 느끼게하니 그 본 모습은 무엇일까.

소설 속에서도, 미술품으로도, 약재로도, 관상용으로도

다재다능한 끼를 발휘하며 살아가고 있는 담쟁이가 오늘 따라 유난히 멋져 보인다.

 

우리 뒷산 오리나무 숲에도 담쟁이가 나무를 타고 오르며 자라고 있었다.

담쟁이가 소나무를 타고 올라 오랜 세월을 살아간다면 송담이라 하여

아주 좋은 약재가 된다지만 우리 뒷산의 담쟁이는 오리나무를 타고 오르니

약재로 사용도 못할뿐더러 오리나무들이 죽어가는 위기에 처해서인지

작년에 담쟁이를 모두 잘라 고사시켰던 흔적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멋쟁이 담쟁이는 저 예쁜 그릇처럼,

또 소설 속에서처럼 좋은 이미지로 각 분야에 새겨져 있으니

이제 더 이상 욕심 부리지말고 살아가며 잘려 나가는 비운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담쟁이 덩굴 잎과 장과 문양이 있는 채롱 모양의 이단 향 곽

사진출처 / 인터넷 검색

장과(漿果) : 과육과 물이 많고 속에 씨가 들어 있는 과실을 통틀어 이르는 말

 

 

 

 

 

 

 

 

담쟁이 열매

 

 

▲ 한창 단풍이 물 오를때의 담쟁이

 

 

▲ 우리 뒷산 오리나무를 감고 오르다가 결국......

 

 

▲ 한 여름 무섭게 다른 나무들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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