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경주의 노천박물관 남산을 오르다

물소리~~^ 2017. 10. 22. 12:10

 

 

 

 

 

 

 

 

▲ 삼릉 앞에서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의 능

 

 

내 개인적으로 어느 한 지역을 가장 많이 다녀온 곳은 경주일 것이다.

내 학창시절 수학여행부터 시작하여 아이들 어렸을 적은 물론, 그 후로도 간간히 다녀온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15년 9월 추석연휴에 아들아이와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경주에서의 나의 동선은 늘 불국사, 석굴암, 대릉원, 첨성대, 보문단지, 안압지, 포석정 등 평야지대의 옛 신라 유물들을 만나는 일정이었다. 그런데도 지루하지 않고 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일렁이곤 하니 이는 문화유산의 보고로 배운 경주에 묻힌 많은 수많은 보물들을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토요일인 어제 갑자기 아들아이와 함께 경주에 가기로 했다. 하여 난 이번 경주에서의 일정을 남산에 올라가 보는 것으로 정했다.

 

남산을 오르지 않고는 경주를 알 수 없다고 하였다. 경주의 남산은 500m가 되지 않은 나지막한 산이지만 신라인들이 천 년간 이 산 전체를 신앙의 대상으로 여겨온 산이라고 한다. 이 산은 한 마리의 금거북이 서라벌 깊숙이 들어와 앉아 있는 형상이라 해서 금오산(金鰲산(山))이라고 부른다.

 

남산에는 수백개의 유물유적이 널려있으니 산속박물관, 또는 노천박물관이라 일컬을 뿐 아니라 한 시인은 남산을 일컬어 ‘신라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흘러가는 한 척의 배’ 라는 표현을 했으니 얼마나 많은 유물들이 있는지 가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 일이다.

 

역사적으로는 일연스님이 지은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말 '寺寺星張(사사성장) 塔塔雁行(탑탑안행)'은  '절들은 하늘의 별처럼 펼쳐져 있고, 탑들은 기러기 떼처럼 줄지었다'는 의미인데 이 말은 곧잘 경주, 아니 서라벌을 표현하는 말로 인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현재의 경주에는 당시의 사찰 흔적과 융성했던 불상의 흔적들이 많이 남겨있는 곳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 고속도로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고속도로에서 아침을 누들식으로 하고....  나그네의 일상을 흉내내다.

 

 

▲ 서남산주차장

남산을 오르는 길은 수 십 개가 있지만 불상들이 가장 많이 있다는 삼릉골코스를 선택하고

집에서 3시간을 달려 서남산주차장에 오전 9시 10분에 도착하여 반갑게 아들을 만났다.

 

▲ 카메라가 자꾸 말썽을 부리니

좋은풍경 찍고 싶어 조바심내는 나를 울 아들이 찍었다.

 

 

주차장 앞을 건너 곧장 삼릉을 향해 걸었다. 이제 막 비켜드는 아침햇살이 참으로 고왔다.

갑자기 맞닥트린 솔숲향기가 어찌나 좋은지 울 아들이 ‘정말 좋다’ 를 연발하니 내가 더 좋았다.

근무하느라 찌든 머리를 이렇게나마 씻을 수 있게 해 주었으니 이곳을 선택한 내가 우쭐거려진다.

 

 

 

 

 

▲ 내가 마치 레드카펫이 아닌

햇살카펫를 걷고 있는 것 같았다.

 

 

소나무 숲이 정말 멋졌다.

빽빽하게 서있는 소나무 자태들이

마치 무도회에서 춤이라도 추고 있는 듯 몸의 곡선이 부드러우니

그에 나도 모르게 몸이 휘어졌을까? (^+^)

 

 

 

 

 

▲  삼릉

소나무에 취해 서서히 걷다보니 아! 둥근 능이 보이지 않는가.

3기의 릉이 있어 삼릉이라고 하였으니…

아! 그렇구나!

소나무들은 왕릉의 곡선을 닮았었구나!

 

 

 

 

▲ 아들이 폰으로 찍어 준 사진의 화질과

오늘 말을 잘 안 듣는 내 니콘 카메라의 화질이 서로 다르네~~

 

▲ 이리 찍고 저리 찍고.. 어찌나 좋은지

이곳에서 오늘 사진 다 찍는다고 너스레를 떠니 아들이 웃는다.

 

 

 

 

▲ 아침 햇살을 꼭 보듬고 있는 왕들에게 소나무들은 경건하게 인사하는 자세로 굽어 있었다.

울 아들이 릉을 따라 걷고 있으니  스르르 번져오는 편안함으로

종일 이곳에만 있어도 좋았겠지만 나도 소나무 따라 왕님들께 마음 인사를 건네고

이정표를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