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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구룡계곡

물소리~~^ 2017. 9. 23. 16:33





▲ 구룡폭포 : 구룡계곡 9곡


   만복대에서 내려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정령치 고갯길을 벗어나 주천마을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구룡계곡 가는 길을 만난다. 만복대에 다녀오느라 오후 4시가 넘은 시간 이었지만 구룡폭포에서 육모정까지 3.1km를 걸어보겠다고 남편과 주차를 주고받는 계획을 세우고 빨리 진행하기로 했다. 편도 1시간 50분 정도를 걸어야 하는 지리산 둘레길 1코스의 한 부분이었다.




시간이 여유롭지 못해 제 시간 내에 걸어야 해서 혼자 육모정까지 걷기로 했다. 구룡폭포 가는 길에 들어서니 햇살의 기울기는 많이 기울어져 깊숙이 파고들었다. 오후 425, 입구에서 안내원이 입산 통제를 하지 않고 인사를 하기에 안심하고 들어섰다. 산이 아니고 계곡을 따라 걷는 둘레길이어서 통제에 조금 여유로운 듯싶었다.


잘 자란 곰취들이 마지막 꽃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었는데 이곳의 곰취 들은 아마도 채취하지 않고 조경용으로 보호한 듯 무성한 잎들이 너울거리고 있었다.



구룡계곡에는 구곡이 있어 그 유래를 따라 더듬어 내려 갈 것이다. 육모정에서 시작한다면 1곡부터 구경을 할 것인데 주천마을에서부터 시작하니 9곡부터 구경하며 내려가는 길이다. 구룡폭포에 이르는 길은 계단을 따라 한 없이 내려가야 했다. 산줄기에서 깊은 계곡을 만나야하니 당연히 내려가는 것이 맞는데도 새삼 그 계곡의 깊이에 놀랍기만 하다.



▲ 폭포 앞 출렁다리


지리산의 구룡계곡은 옛날 음력 4월 초파일이면 아홉 마리의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아홉군데 소에서 노닐다가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근대에서는 소리꾼들이 찾아와 소리공부를 하면서 득음을 했던 장소라 하니 가히 남원이 소리꾼의 성지라 일컫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실제 그날, 구룡폭포 아래에서 무속인이 굿을 하는지 꽹과리소리와 기도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꼭꼭 숨어서 하는지 실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폭포에 가렸을까. 폭포 소리에 묻혔을까.



출렁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구룡폭포는 떨어지자마자 바위를 미끄럼타고 내려오는 듯 쏟아지고 있었다. 폭포의 웅장함보다는 폭포의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한없이 돌아내려가는 계단 길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동네 뒷산 같은 흙길의 부드러움이 한결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구룡폭포를 뒤로하고 육모정으로 향하는데






▲ 이삭여뀌

계곡 길은 여뀌들의 천지였다. 막 기우는 햇살에 제 몸을 여지없이 드러내며 가을 양분을 보충하고 있는 저들 무리 속에 모기들도 한 몫을 하고 있었으니, 나는 가지고 간 모기 기피제를 내 옷에 뿌리고 걸어야 했지만 마음만은 진정 평화로웠다.







▲ 눈빛승마



▲ 산자락 끝이 서로 만나는 저 깊은 곳을 흐르는 계곡은 분명 산의 생명줄 일 것이다






▲ 가시여뀌



▲ 7곡 비폭동

오늘은 물줄기가 약했다.







▲ 파리풀도 먼저 피운 꽃은 열매를 맺고 있다.



▲  6곡 지주대


▲ 안내판의 지주대 사진(왼쪽), 내 사진의 지주대는 나무에 많이 가려져 있다.

이곳은 구룡산과 여러 산줄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합류하는 곳이라 한다.





▲ 바위밑에서 자라는 물봉선






▲ 5곡 유선대

유선대는 깊은 못의 이름인데

유선대 가운데 바위에 많은 금이 그어져 있음에

신선들이 바둑을 두며 놀았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한다.





▲ 해의 기울기가 차츰 깊어지고 있다.



▲ 끈끈이여뀌



▲ 4곡 서암

유난히 흰 바위가 물에 닳고 깎인 모습이 구유처럼 생겼다해서

 '구시소(구유의 방언)' 라고도 한단다





▲ 탐방로 시작점이지만, 오늘 나에게는 마지막 장소였다.

바삐 걷느라 명소 하나하나 챙기기 보다는 마음 가득 충만함을 채운 시간이었다.



▲ 육모정 아래의 너럭바위



▲ 육모정에 도착하여



▲ 춘향의 묘에 눈길로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달렸다.

 


하루 동안 내가 지나야 했던 지리산 한 구간의 명소를  만난 하루였다.

이번 9월 16일부터 구룡계곡도 예약제를 실시한다고 하였다.

나는 용케 전 날 국립공원공단의 공지사항에서 읽었기에 예약을 했었다.

가을 단풍철이면 고운 단풍으로 유명한 계곡이기에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기 때문에

자연보호 차원에서 예약제를 실시한다고는 하지만 통제가 제대로 될지 걱정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