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아리
전월 업무 마감정리를 해야 하는 월초는 언제나 바쁘지만 이번 달에는 유난히 더 바빴다
그래도 딱딱 맞아 떨어지는 숫자들에 희열을 느끼며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니 조금 홀가분해진다.
와중에 지난 6일에는 3개월마다의 정기진료일이 끼어있어
더욱 긴장되었던 마음인 것 같았다.
진료 결과는 합격이었다.
의사는 ‘완전관해’ 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해 주면서
앞으로도 소홀 하지 말고 지금처럼 관리 잘하고 또 3개월 후에 보자고 하신다.
어찌나 좋던지 긴장이 풀리면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지는 기이한 마음 경험도 했다.
토요일 오후,
조금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무실에서 가까운 공원 산을 올랐다.
작은 배낭에 물 한 병과 카메라와 핸드폰만을 챙겨들고 나서니 몸과 마음이 절로 가볍다.
한낮의 더위는 아직도 기승을 부렸지만
시나브로 스며드는 가을 기운을 밀쳐내지는 못하고
가을을 살아야하는 것들에 조금씩 자리를 내 주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제 자리를 찾아가는 예쁜 것들을 바라보며
홀가분한 마음을 풀어내고 있으니…
산은 향기로 가득했다.
킁킁 코를 벌름거리며 향기의 진원을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아!! 으아리꽃이 뿜어내는 향기였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나무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땅 위를 기어가기도 하고
낮은 초목을 휘감기도 하면서 으아리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아! 이 향기 정말 좋았다.
진정 가을이, 가을빛이 가득한 공원이었으니
걷는 일보다도 더 많이 멈추어 서 있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오늘의 캡틴은 으아리~~
가을을 연출하는 조연들은 따로 내 블로그에 올려주어야겠다.
▲ 으아리 씨앗
▲ 사위질빵과 혼돈하기 쉬운 꽃으로
나는 잎을 보고 구분하지만
꽃이 주는 느낌으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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