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덕유평전을 걸었다.

물소리~~^ 2017. 7. 24. 20:37

 

 

 

 

 

▲ 곤도라 탑승장

 

 

22일, 주말의 날씨에 관심이 깊었다.

중부지방에는 비가 예보 되는데 남부지방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릴 것이란다.

그렇다면 지난주에 폭우로 오르지 못한 덕유산도 맑음 이겠다 싶어 다녀오기로 했다.

그날과 같은 시간대에 출발하여 같은 시간대에 곤도라 탑승장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오늘은 정상 운행을 하고 있었다.

 

질서 정연하게 오르내리는 곤도라의 모습을 바라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곤도라를 타고 오르며 바라 본 풍경도 가히 일품이었다.

구상나무들의 울창함과 미역줄나무들의 엉킴,

그리고 잡목들이 빚어내는 짙푸른 초록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듯

다른 빛이 들어갈 틈조차 보이지 않고 氣를 발하고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공간, 빛마저 가린 짙푸름 아래에 사는 생물들은 무엇일까?

 


 


 

▲ 설천봉 상제루

 

20여분 만에 1,520m의 봉우리 설천봉에 닿았다.

곤도라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는 순간 우리를 환영하는 것은 수많은 잠자리 떼였다!

어쩜! 벌써 가을을 알려주는 듯싶다.

그렇구나. 저 짙푸름 안에서 알을 깨고 나온 잠자리들 일 것이라 생각하니

에구~~ 수많은 애벌레들의 움직임이 생각나 몸이 사려진다.

나도 참 그렇다.

애벌레는 끔찍이 싫어하면서도 잠자리에게는 반가움을 보내고 있으니~~

 

설천봉 곳곳에 고목이 된 주목나무의 멋진 자태를 담아보고

고풍스런 모습의 상제루를 지나 향적봉을 향해 걸었다.

9시 50분이었다.

설천봉에 안개가 끼지 않았으니 오늘 시야는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썩 맑음도 아니었지만 조망은 좋았다.

 

 

 

 

 

 

 

  

▲ 설천봉의 고목이 된 주목나무

잠자리 한 마리가 내 머리를 맴돌며 나를 환영함 ^^

 

 


 

▲ 고목에 마이크를 달아 놓은 센스 ~~


 


 

▲ 많은 사람들이 향적봉을 향해 오르고 있었다.

 

등산로에 접어드는 순간 내 눈은 멀리보이는 풍경보다도

등산로 주변의 식물들을 살피느라 걸음을 빨리하지 못했다.

등산로만을 따라 걷는데도 곳곳에서 야생화를 만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마음은 마냥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데 내 걸음은 자꾸만 뒤처지고 있었지만

어차피 오늘 송계삼거리까지만 다녀올 계획이니 시간은 넉넉하다.

 


 

▲ 30분 만에 향적봉(1,614m) 도착


 

▲ 산오이풀의 귀여운 인사


 


 

▲ 향적봉에 올랐으나 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정상석를 차지할 수 없었음


 

▲ 향적봉대피소

높은 산에서 대피소를 만나면 왠지 모를 정겨움과 안도감이 물씬 느껴진다.

 


 

▲ 백당나무

 

 

▲ 중봉 오르는 길목의 고사목

말나리가 나무의 벗이 되어주고.......

 


 


 

▲ 괴불나무 종류인데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다.


 

▲ 늘 내 뒤를 따르는 남편이 오늘은 앞서 걷고 있다.

등산로의 꽃에 마음 빼앗겨 어쩔줄 몰라하는 내가 자꾸만 늦어졌기 때문이다.

 

 


 


 


 


 


 


 

▲ 고사목들의 멋진 자태가 쓸쓸해 보였지만 풍경은 평화로웠다.


 


 

▲ 원추리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는데...


 

▲ 꿀풀





▲ 중봉에 도착



▲ 아! 덕유평전!!

정말 저 길을 걸을 수 있다니!!

 




▲ 참취



▲ 참바위취




▲ 일월비비추


▲ 물레나물







▲ 조록싸리

향적봉에는 바람이 거침없이 불고있으니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씨였지만 정말로 시원했다.

하지만 이 바람을 사시사철 맞으며 살아가는 식물들은

 제 키를 키우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으니

조록싸리도 그렇게 올망졸망한 키로 살아가면서도 꽃은 가득 피우고 있었다.

 










 시야가 점점 밝아지고 있다.







▲ 잠자리떼가 날고 있으니 꽃들은 심심하지 않겠다. 



▲ 중봉의 덕유평전은 안타깝게도 산죽에 점점 밀려나고 있었으니....

이제 원추리군락지라고 말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앞으로 더 전진하여 동엽령을 지나 무룡산의 원추리 군락지를 만나야 했지만

난 여기에서 향적봉으로 되돌아 가야했다.

 




▲ 일월비비추와 긴산꼬리풀 그리고 잠자리



▲ 범꼬리와 비비추



▲ 저 평화로운 덕유평전을 다시 걸어 돌아가야 한다.

하루 종일 걸어도 좋을 것 같은 화원이었다.



▲ 일월비비추 위에 앉은 잠자리



▲ 다시 중봉에 올라 바라본 덕유평전

시야가 트이니 참으로 멋진 조망이 펼쳐졌다.


 

▲ 동자꽃 옆에 앉아 점심을 먹고 다시 향적봉으로....





▲ 잠자리 한 마리가 내 손가락위에 앉았다.

아마도 이별 인사를 하려는가 보다.


▲ 등산로를 지키는 터리풀들도 나를 배웅하고



▲ 나리꽃도 수줍게 인사한다.






▲ 이제야 정상석을 차지하였다.




▲ 설천봉 곤도라 탑승장이 보인다.

비록 4시간 여의 짧은 향적봉 산행이었지만

꽃들을 만나 정말 기쁜 하루였다.


 

#. 꽃 포스팅은 후편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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