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이루지 못했다.
울 언니는 어머니의 불편하심을 감안하여 팬션 1층을 예약했는데
갑자기 내린 폭우에 스며든 습기가 넘 불편했다.
주인에게 난방 보일러 가동을 부탁해서 어느 정도 고슬고슬해지긴 했지만
계속 가동을 하기는 또 너무 더웠다.
나는 그냥 그렇게 마음도 몸도 불편하니 잠을 뒤척이다 새벽에 일어나 바닷가로 나왔다.
오후에 집으로 돌아갈 때 운전하며 졸을 것 같아 걱정되었지만
안에서의 불편함보다는 밖의 공기가 훨씬 나았다.
▲ 새벽 바다
▼ 어제 저녁 바다
그동안 바닷물은 팬션 가까이까지 들어와 있었다.
해변을 따라 걸으며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니
거대한 바닷물을 끌어당기는 보이지 않는 그 힘의 정체는 무엇일까
달의 중력이라고 배우긴 했지만 참으로 신비하였다.
갈매기들도 가득 들어온 물을 피해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난 그들의 모습을 찍고 싶어 가까이 다가가니 인기척에 우르르 날아간다.
그들의 잠을 방해한 것 같아 미안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데 바닷물이 다시 빠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얼른 채비를 하고 팬션을 나와 누에섬으로 향했다.
물이 빠질 때면 누에섬 까지 걸어들어 갈 수 있는 해솔길 6코스 일부라고 하니
우리는 그곳에 다녀온 후 점심을 먹고 헤어지기로 하였다.
▲ 누에섬 들어가는 길
▲ 누에섬을 배경으로 폼 잡는 울 동생
물이 빠진 갯벌에는 수많은 구멍들이 나 있었는데
모두 '게' 들의 구멍인 것 같았다.
게들이 고물거리며 다니기에 한 번 잡아볼까? 하고 가까이 내려서니
그것들은 광속도로 구멍으로 들어가 버리니
일순간 갯벌 위가 정리 되는 듯싶을 정도로 잠잠하였다.
어설픈 나의 행동은 그저 운동화에 진흙만 묻혔을 뿐~~
▲ 아니~ 교수님~~ 뭐 하십니까?
갯벌에 빠진 남동생
▲ 많은 사람들이 누에섬 전망대를 향해 걷고 있었다.
▲ 만조(滿潮) 때와, 간조(干潮) 때의 누에섬
▲ 누에섬을 휘감은 물이 빠져 나가면서 남긴 유연한 곡선
▲ 전망대 오르는 길
▼ 전망대에서
▲ 제부도 가는 길도 기다랗게 떠 있다.
친정! 이 말에는
괜한 편안함이 가득 담겨있다.
1박의 일정으로 딱 하루의 시간을 함께했지만,
장맛비도 잠깐 멈추어준 고마운 하루였지만
어쩌면 또 일 년을 견뎌낼 에너지를 충족시킨 하루였다고 말하고 싶다.
참 소중한, 아까운 우리 형제~
부디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을 안고 헤어졌다.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 조금 힘듦을 겨우 참았는데
집에 오자마자 몸이 먼저 부족한 잠을 채워달라며 누워버린다.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섯아파트 (0) | 2017.08.18 |
---|---|
비 틈새의 아침 산책길 (0) | 2017.08.15 |
장마철에 치른 가족행사 (0) | 2017.07.10 |
하지에 (0) | 2017.06.21 |
저녁바람은 부드럽게~~ (0) | 2017.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