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아침의 호숫가
간 밤 잠결에
강한 비가 내렸다 그쳤다 반복하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
일찍 일어나니 비가 그친 듯싶어 여유롭게 뒷산을 오르고자 나섰다.
오늘은 휴일이니 시간 제약 받지 않고 최대한 즐기며 걸을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차림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아주 잔잔한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이정도야 숲에 들어서면 나무들이 우산이 되어 비를 막아주니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산 초입에 이르는 잠깐 동안이었지만 얇은 여름옷을 적시는 것이 아닌가.
안되겠다 싶어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아픔 이후, 시력이 떨어지니 가랑비 내리는 것이 보이지 않은 듯싶었고
체온조절이 잘 안 되니 쉽게 체온이 떨어지며 추위를 느꼈기 때문이다.
건강이란 것~~ 노화 탓도 물론 있겠지만
독한 치료 후에 남겨진 후유증은
매번 마음을 움츠리게 하고 자신감을 빼앗아 가고 있으니 속상하다.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우산을 들고 호숫가로 방향을 바꿔 다시 산책을 나섰다.
평일이라면 어림도 없지만 오늘은 광복절~~
나라의 영광이 나에게 시간의 여유를 부리는 기쁨을
듬뿍 안겨주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비에 씻긴 산책길이 정말 상쾌하다
잔잔히 불어오는 미풍에 섞인 향기로움이 폐부 깊숙이 파고드는 이 깨끗함~ 정말 좋다.
산책길에는 여전히 벚나무들의 여름 낙엽이 때 아니게 운치를 자아내고 있다.
산책길의 비 개인 깨끗함을 나 혼자만이 즐기고 있는 것 아니었다.
부지런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고
여름을 살아가며 풍경을 이루는 갖은 사물들이 이뻐 보이니
나는 그저 가만가만 그들을 친구삼아 속마음을 주고받으며 걷는 길이 정말 행복하다.
집에 돌아와 태극기를 내 걸으며 오늘에 감사하는 내 마음도 함께 내걸었으니~~
오늘 종일 바람에 펄럭일 것이다.
태극기도 내 마음도…
▲ 벚나무의 낙엽
▲ 시크한 울 아파트 옹벽
담쟁이 초록옷을 입고 능소화 목걸이로 멋을 부리고 있다.
▲ 청순한 흰배롱나무
▲ 어머나! 새끼오리들도 산책을 나왔네~~
▲ 내가 저 곳을 건널 수 있을까~~
▲ 함초롬히 젖은 달맞이꽃
▲ 실새삼은 헝클어진 잠자리를 치울새도 없이.....
▲ 누리장나무
비에 씻었으니 누린내는 떨쳐버렸겠다.
▲ 계요등
▲ 사위질빵
▲ 나는 이 나무를 볼 때마다 고흐가 즐겨 그렸던
사이프러스 나무를 연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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