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지난 숲속에 아파트 한 채가 불쑥 솟았다.
하루 밤 사이에
어찌도 저리 예쁜 초고층 아파트를 지었을까
아무데도 쓸모없는 그루터기에
버섯은 신비의 기술로
공간을 잘도 나누어 아파트를 지었다.
둥그런 테라스에 고운 테두리를 두르고
조금씩 작아지며 위로 올라 아래채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았다.
아파트를 짓자마자
너도 나도 이곳에 살고 싶은 숲 식구들의 차지가 되니
건축가 버섯은 여유롭기까지 하다.
어디 한 곳 남아 있는 곳 없을까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구경하던 나에게
모기떼들이 습격을 한다.
자격미달이라고 쫓아내는가 보다
애먼 내 팔뚝에 가려움만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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