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을 과일들과 플레인 요구르트로 대신하기에
오전 10시쯤이 되면 조금 허기가 진다.
이를 위해 사무실에 식빵과 치즈를 준비해 놓고
식빵 한 장에 치즈를 올려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으면
맛도, 양도 적당하고 영양도 챙길 수 있다고 혼자 믿고 있는 터이다.
식빵의 종류도 다양하니 맛을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움도 있다.
오늘 이렇게 식빵간식을 챙겨 먹으며 찬찬히 바라보노라니
문득 빵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빵은 우리말일까, 외래어일까
꼭 순수한 우리말 같은데 아쉽게도 우리말이 아니라고 한다.
빵이라는 음식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는 메소포타미아가 문명의발상지라고 배웠는데
먹을 것도 시작되었다니
역시 사람 사는 곳에는 먹을 것이 빠질 수 없는 것인가 보다.
그 음식이 유럽쪽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두 갈래의 이름을 갖게 되는데
영어의 bread와 프랑스의 pein 으로
두 가지 이름 중
동양으로 흘러들어온 이름이 프랑스어 계통이라고 한다.
동양 처음 도착한 곳이 일본이었고 일본에서는 ‘팡’ 으로 발음 했으며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빵’으로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일본 사람들은 우리의 된소리 ᄁ, ᄄ, ᄈ, ᄍ, ᄊ 발음을 어려워한다.
그 예로
향기 좋은 제주도의 ‘똥나무’를 가져가서는 ‘돈나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역 반입시키니 우리는 지금 돈나무라 부르고 있다.
하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팡을 빵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원래 있었던 이름이 세월 따라 이어지고(잇고), 때론 잊어지면서
지나온 빵의 여정도 참으로 구구하다.
그 장장한 세월을 지나온 빵의 모습을 바라보는
내 짧은 안목이 가당키나 하겠느냐마는
이제는 우리에게도 아주 가까운 먹거리대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빵이다 보니
친숙하게, 쉽게 생각하고 있는 내가 아닌지 모르겠다.
하여 내 허기를 채워주는 식빵에게 이래저래 조금 미안하지만
그래도 식빵은 우리의 밥을 이기지는 못할 것이다.
나도 참 하릴없다.
오늘따라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으니
내 마음은 반대로 고요해지고 싶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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