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아들 생일을 잊어버린 엄마

물소리~~^ 2016. 11. 6. 09:16

 

 

 

 

 

 

 

작은 아이는 요즈음 회사일이 바쁘니 매일 특근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하여 이번 주말에는 내려오지 못하려나? 하는 생각으로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금요일 오후에 아이가 전화로

토요일 아침에 집에 도착할 것이라고 한다.

 

내가할 수 있는 일은 아이 중심으로 주말일정을 변경하는 일이다.

아침 일찍 도착한 아이는 오자마자 잠속으로 빠졌고

난 아이 점심을 무엇으로 준비할까 궁리하다

미역국과 돈까스 그리고 생선구이를 준비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난 아이는 점심식사를 하면서 느닷없이

'엄마 오늘 내 생일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를 어째~~

함께 식사를 하던 남편과 나는 화들짝 놀라며 우두망찰하였다.

세상에나!!  아들 생일도 잊어버리고 있었다니!

그런데 왜 나는 뜬금없이 미역국을 끓였을까!!

왜 아들이 좋아하는 돈까스를 했을까!!

 

아이도 식탁에 미역국이 있음에 당연히 내가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뭔가 이상하니 스스로 오늘이 생일이라고 했던 것 갔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애써 웃음으로 넘기면서도

찜찜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있는데 아이가 봉투 하나를 건네준다. 뭐지?

 

20만원이 내장된 기프트카드란다.

엄마 쓰라고 하면서 주기에 웬 것이냐고 물으니

회사에서 생일 선물로 받았단다.

 

나는 지 생일날조차 잊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챙겨준 선물까지 나를 준다.

코끝이 찡해오니 에둘러 괜한 가을날을 핑계 삼아 눈길을 피해보았다.

 

세상은 어지럽지만 그래도 내 마음 기댈 곳이 있다는 안도감에 젖어

가을 오후 한나절 햇살을 받으며 낮은 산을 다녀왔다.

 

 

 

 

 

 

 

 

 

 

 

'단상(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추장을 담그며.....  (0) 2016.11.14
열매를 기다리는 마음  (0) 2016.11.10
한 그루 나무에조차 희망을 걸고 싶다.  (0) 2016.11.03
찍히고 찍히는 세상  (0) 2016.10.28
가을햇살에 속내를 보였다…  (0) 2016.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