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년 11월 가야산에서 만난 대팻집나무
어수선한 세상~
무어에 마음 붙일 수 없는 시간 속에 머물고 있는 듯싶은데도 계절은 묵묵히 잘도 흐른다.
일부러 무관심한 척,
그런 틈에 모든 것이 매끈하게 잘 풀리기를 바라는 나는 은둔자일까
주체 없는 마음 여행으로 소일하면서
한 블로그의 산행 글을 읽다 깜짝 반가움을 만났다.
가야산 탐방기를 올리면서 대팻집나무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지난 13년 11월에 가야산 만물상코스를 오르고 해인사로 내려왔었는데
내가 걸은 코스와 그 블로거가 걸은 코스가 일치하기에 더욱 반가웠다.
난 그날 등산로 바로 옆에서
잎 하나 없이 빨간 열매만 달고 있던 나무 이름을 몰라 애타했었는데
이렇게 우연히 알게 될 줄이야!!
대팻집나무라고 하였다.
세상에나! 난 또 이렇게 꽃 따로, 열매 따로 바라보는 시선이었으니!!
이 나무는 수분에 강하여 뒤틀림이 없어 좋은 목재일뿐더러
대팻집을 만들어 사용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대패는 무릇 나무를 다듬는 연장이다.
또한 낡은 목재의 표면을 벗겨내어
새 무늬를 보여주며 새로움을 안겨주는 연장이기도 하다.
새롭게 알게 된 기쁨은 잠시, 이 대팻집나무를
나에게 이롭게 하고 싶기도 하고 지금의 시국에 끌어 들이고 싶었다.
이 날렵한 대패 같은 약이 있다면 내 아픔의 잔해를 싹 쓸어버리고 싶다.
또 하나는 이 나무를 우리의 정치현장에 심어
그들로 하여금 더럽혀진 몸과 마음을 깨끗이 밀어 버리고
새롭고, 깨끗한 고운 무늬로 탄생하여 희망을 안겨주었으면 좋겠다.
이 나무 꽃의 꽃말은 ‘가정의 행복’ 이라 하니
나도, 나라도 행복하기를 소망하면서
하루하루 깊어가는 가을
서정 깊은 이 계절의 순박함을 그저 따라가고픈 마음이다.
모든 걸 잊고서…
▲ 블로그에서 빌려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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