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이 보내준 홍콩의 야경 사진
방금 받은 풍경에서 달을 찾아보았지만
초저녁에는 달이 없는 요즈음~~
7월을 맞이하며
7월 첫날의 시작이 묵직함이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싶은 공기가 무척이나 어두운데
차분함도 안겨주니 뜻 모를 정서가 나를 선하게 한다.
양치질을 위해 치약 묻힌 칫솔을 마악 입안에 들여 넣으려는데
습관처럼 켜 놓은 FM 방송에서 귀에 익은 익숙한 곡이 흐른다.
벨리니의 ‘아름다운 달이여’ 라는 아리아이다
뜨거운 열정에 괴로워하는 남자가
밤에 아름다운 달빛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괴로운 사랑을 달과 함께 나눈다는 내용이다.
이 작곡가의 또 다른 아리아 '정결한 여신'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이 곡 역시 달의 여신을 바라보며 평화를 기원한다는 내용일진대
지난 수많은 날들을 새벽산책길에서 달을 만나고 예찬했건만
난 그 무엇도 남기지 못하였으니 우매함만 가득한 사람이었나 보다
새삼 그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난 얼른 칫솔을 내려놓고
거실에 나와 곡을 따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나의 독무대,
원어를 몰라도, 음정, 박자가 틀린들 그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으니
마음껏 따라 흥얼거리노라니 괜히 서글퍼진다.
내 행동이 퍼포먼스처럼 뜬금없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음을 밝게 가져라. 즐겁게 살아라. 하는 등의 명언들이
온통 나의 몸 주위에서 맴을 돌고 있는 때에
그 명령어에 따르기 위해 이리도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엉거주춤 서서 입을 벌리며 흥얼거리고 있단 말인가.
아니다 6월을 보내는 이별인사며 7월을 맞이하는 환영인사라 해야겠다.
어느새 이식 후, 7개월이 지나지 않았는가!
그동안 알게 모르게 나를 챙겨준 모든 마음들에
감사의 마음을 띄워 6월을 보내고
7월을 맞이하라는 암묵적 표현이었다고 위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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