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내를 다 보여주는 말간 물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내 마음을 알아챈 물결은
얼른 나뭇잎 한 잎을 끌어와 찰랑대게 한다.
처얼썩이 아닌 찰싹 찰싹 물가에 부딪힌다.
물은 참 아프겠다.
부딪히는 아픈 힘으로
나뭇잎을 조금씩 앞으로 옆으로 보낸다.
누구의 아픔은 때로 누구의 힘이 되어준다.
나는 어느새 아픈 물결이 아닌
힘을 받은 나뭇잎을 따라나선다.
깊은 곳으로 점점 깊은 곳으로 밀려간다.
바람을 받아들인
주름진 얼굴의 물결은 꽃이 되어
나뭇잎을 태워주었다.
시린 물빛으로 제 깊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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