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뚱딴지의 익살스러움

물소리~~^ 2014. 9. 3. 12:22

 

 

 

 

 

 

 

일요일 한낮

밀린 집안일을 부지런히 마치고 얻어지는 짬에

뒷산을 오르는 일은 참으로 기분 좋은 순간이다.

이른 새벽의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길로만 다녀와야 하는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한들한들 걷는 내 모습에

나무와 풀들이 건네는 더없이 다정한 미소를 받으며

조금은 낯선 길로 내려오는데 어머나!!

 

파란 하늘로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 치솟은 날씬한 꽃!

해바라기를 닮은 노란 꽃이 피었다.

이름은 뚱딴지

 

뚱딴지의 사전적 의미는

“우둔하고 무뚝뚝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이다

하지만 뚱딴지 꽃은 우둔하고 무뚝뚝하지 않다

얼마나 날렵하고 환한 빛이던가.

 

다만 꽃은 해바라기를 닮아 정말 예쁜데

뿌리는 아주 못생긴 감자의 모습을 닮았으니

엉뚱하기 짝이 없는, 그래서 뚱딴지가 아닐까.

 

감자를 닮은 못생긴 뿌리는 맛조차 없어

돼지먹이로 사용했다는 데에서 돼지감자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못생기고 맛이 없는 뿌리가

요즈음에는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품은 성분이 건강에 아주 유익함을 주기 때문이라는데…

 

못생기고 맛조차 없던 자신을

뚱딴지가 뚱딴지 아니기를 바라는 정성으로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였기에 그처럼 좋은 성분을 품게 되었을까.

참으로 뚱딴지같은 삶을 살아가는,

노란 꽃의 뚱딴지는

그저 해맑은 웃음으로 익살스럽게 답을 할 뿐이다.

 

 

 

 

 

 

 

 

 

 

 

 

 

 

'단상(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받은 최고의 추석선물  (0) 2014.09.06
가을을 줍다  (0) 2014.09.04
맑고 맑은 파란 꽃잎의 닭의장풀  (0) 2014.09.02
담백한 운치를 지닌 박  (0) 2014.08.30
늙음이 더 어여쁜 호박  (0) 201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