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속리산이 품은 이야기

물소리~~^ 2014. 6. 3. 13:01

 

 

 

<경업대 ⇒ 신선대 ⇒ 문장대 ⇒ 하산>

 

 

▲ 경업대

 

 

   암자에서 빠져나와 경업대에 오르니 와!! 아주 좁은 등산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아주 널따란 바위가 펼쳐져 있다. 어지간한 놀이터만큼이나 넓은 바위다. 이곳은 조선 때 임경업장군이 독보대사를 모시고 심신을 단련한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그의 이름을 따서 경업대라 한다고 한다. 조선중기의 무신으로 나라를 위하다 돌아가신 그 기개가 이 바위에서 단련된 것이라니 새삼 오늘 이 바위의 기를 받아보고 싶구나. 멀린 우뚝선 바위는 입석대라 불린다는데 이는 임경업 장군이 7년 수도 끝에 세웠단다.

 

경업대를 지나 신선대에 오르는 길 역시 가파르다. 이제 신선대에만 오르면 능선을 타며 문장대에 이르는 길이니 조금 수월할 것이다. 신선대는 백학이 날고 백발이 성성한 신선들이 담소를 나누던 봉우리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신선대에 오르니 휴게소가 또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어 잠깐 앉아보니 편안함이 스르르 밀려온다, 아, 지금 이 순간 내가 신선이로다. 이제 30여분만 걸으면 문장대에 이른다. 멀리 문장대에 오른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가깝게 보이는 먼곳에 이르는  길은 오르 내리막을 반복하며 나의 긴장감을 조여 온다.

 

조릿대 사이길이 퍽 정겹다. 바람에 사삭이며 내는 댓잎소리는 마치 나를 환영해 주는 노래처럼 들린다. 편안하다. 문득 눈 앞이 환해지며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아, 이곳은? 문장대 막 오르기 직전의 쉼터를 자청한 바위들이 있으니 다 왔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 주는 듯싶다.

 

문장대 표시석을 만났고, 돌을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이는 바위위에 올라서야 정상다운 정상~~ 사람들은 일렬로 철 계단을 따라 오른다. 꼭대기에는 둥근 바위가 있었고 그 둘레는 철 난간으로 둘러져 있었으니 사방팔방의 경치 바라보기는 그만이었다. 어쩌면 이런 희열을 느끼고자 산을 오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문장대(文藏臺)는 원래 큰 암봉이 하늘 높이 치솟아 구름 속에 감추어져 있다하여 雲藏臺라 하였으나 세조가 속리산에서 요양을 하고 있을 때, 꿈속에서 어느 귀공자가 나타나 “인근의 영봉에 올라 기도를 하면 신상에 밝음이 있을 것” 이라는 말을 듣고 찾아오니 정상에 오륜삼강을 명시한 책 한 권이 있었단다.  세조가 그 자리에서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하여 문장대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이 속리산은 세조의 이야기가 많이 섞여 있는 곳이다. 비록 왕위에 오르긴 했어도 조카 단종에 대하여 마음 속 깊이 늘 참회의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 마음의 죄를 씻기 위해 이산 저산 명산을 찾아다니며 기도를 했을 것이라는  나만의 생각을 더듬으며 문장대를 둘러 보았다.

 

사실 이 문장대의 높이는 1,054m, 저쪽의 천왕봉은 1,058m로 천황봉이 속리산의 정상임에도 대부분 사람들은 문장대가 으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아마도 세조의 행적이 있어 그러한 것이 아닐까. 왕이 오른 곳, 최고의 봉우리라고 여기는 마음~

 

속세를 떠나 왔건만 산은 미흡한 나를 완전 반겨주지 않은 듯 흐릿한 안개로 살짝 가린 시야만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 마음가짐만 달리 가진다면 산은 그때 그때 전혀 다른 느낌을 안겨주기에 그 느낌을 찾아 힘든 산을 오르고 있는 것일 것이다.

 

충북 보은의 법주사에서 시작한 산행을 경북 상주의 화북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접어들었다. 이제는 하산이다. 돌계단이 연속 이어지는 길에 내려서자마자 이쪽으로 올라오는 등산객들로 길을 비켜서야할 정도다.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은 잠시 그들끼리의 이야기에서 절로 답을 얻는다.

 

아, 법주사쪽으로 올라오면 국립공원일지라도 법주사 문화재 관리 요금을 인당 4,000원씩을 내야하기 때문이란다. 한 두 명이라면 부담이 적겠지만 산악회 단체로 오는 경우에는 그도 큰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리라. 이해를 따지는 산객들이지만 산은 말없이 모두를 품어준다.

 

길이 다른 곳에서의 만나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쉼 없이 걸어 주차장에 도착했다. 총 6시간의 즐거운 산행이었다. 남편은 스스로를 기사라 칭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 임경업장군이 무술연마를 했다고 한, 경업대

무술연습이 아니래도 그냥 앉아 있기만 하여도 호연지기를 느낄만큼의 넓은 바위다

 

 

▲ 신선대

 

 

 

 

▲ 거대한 바위 아래로 지나가려니 금방이라도 굴러 내릴 듯싶다.

 

 

▲ 입석대

임경업장군이 7년 수도 끝에 세웠다는 바위가 우뚝하다

 

 

 

 

▲ 함박꽃의 잎에 구멍이 숭숭~~

 

 

 

▲ 괴불주머니

 

 

▲ 조팝나무

 

 

▲ 아스라한 산그리메의 풍경

 

 

 

 

▲ 두 바위 사이의 소나무가 꼭 사다리처럼 보였다.

 

 

산죽 가득한 능선 길은 좁지만 뚜렷하다 

 

 

 

 

▲ 청법대 인가???

 

 

▲ 멀리 우뚝 솟은 문장대가 보인다.

 

 

 

 

▲ 문장대 오르기 직전의 천연 전망대

 

 

▲ 드디어 문장대에 도착!!

 

 

 

 

 

 

▲ 철계단을 타고 오르니~~

 

 

 

 

 

 

 

 

 

 

▲ 봉우리에 서서 사방을 빙 돌며

 백두대간 능선에 솟아있는 암봉들이 아낌없이 보여주는

환상적이며 아름다운 풍경들을 바라 본다

나는 저기 신선대까지 오르고 문수봉을 거쳐 문장대에 올랐다.

 

 

▲ 참으로 편안함을 느껴본다.

 

 

▲ 쉿!!  눈감고 명상 중~~

이제 나는 내려가야 한다며 이별을 고한다.

 

 

▲ 곳곳의 너른 바위는 놀이터처럼 편안한 풍경이었다.

안겨주는 편안함에 기대어 이제 3.3km를 걸어

경북 상주시 화북면의 주차장까지 내려 가야 한다.

 

 

▲ 꽃 진 층층나무

 

 

▲ 하산길에 만난 나무와 바위

 

 

▲ 나는 내려가는데

밑에서는 힘겹게 오르고 있다.

 

 

▲ 우람한 바위가 제공해준 쉼터에서 사람들이 쉬고 있다.

 

 

 

 

▲ 이제 거의 다 내려왔다.

오를 때와는 달리 조금은 밋밋한 길일까?

 

 

▲ '꿀풀' 이 나를 반기며

총 6시간의 달콤한 산행이었냐며 반긴다.

 

 

 한자로 쓰인 문장대 표시석에서의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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