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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주왕산

물소리~~^ 2014. 5. 27. 11:09

 

 

 

 

▲ 대전사를 호위하는 주왕산

 

 

 

   주산지를 벗어나 5분여를 달려 주왕산을 오르는 초입의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남편은 설악산 등반 후, 하루 저녁 지나고 나니 근육 통증이 심한가 보다. 주왕산을 나 혼자 오르라 한다. 722m의 주왕산은 어제의 설악산에 비하면 애기 산에 오르는 느낌 일 것인데도 혼자 오르라 하니 많이 아픈가 보다. 안내도의 4시간 20분 소요되는 코스를 타고 걷기 시작했다.

 

주왕산은 경북 청송에 위치한 산이다. 백두대간이 설악산, 오대산을 솟아놓고 남쪽으로 뻗어 내려오다가 낙동정맥에 또다시 우뚝 솟게 한 산이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불쑥불쑥 치솟은 바위의 봉우리와 암벽 계곡이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주산지와 함께 유명세를 지닌 산이다. 주왕산은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려있다 하여 “석벽산” 이라고 불렸다 한다. 다부진 산세를 지닌 바위산은 절경만큼 얽히고설킨 이야기도 많다.

 

주왕산이란 이름을 지닌 까닭은 신라 38대 원성왕의 손이었던 주원왕이 왕위를 버리고 이곳에 들어와 수도한 까닭으로 주왕산이라 한 이야기가 있으며, 중국의 진나라 주왕이 이곳에 와서 진나라를 회복하려 했다는 설도 있는데 후자의 이야기가 더 설득력이 있다고도 한다.

 

이곳 주왕산 역시 등반 초입의 대전사라는 절을 통과해야 한다. 고려 태조 2년에 보조국사가 주왕의 아들 대전대군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절이라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내 눈에는 오래된 절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없었다. 여기 저기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절의 분위기는 어딘가 모르게 조금은 어수선했다. 오래됨이 새로움으로 탈바꿈하는 의식일지도 모르겠다.

 

주왕산의 유명한 폭포를 따라 나서는 길을 먼저 걸었다. 힘들 것 하나 없는 산책길 같은 길이었다. 어제의 힘듦을 풀어주는 듯싶은 부드러운 바람과,  햇살을 알맞게 가려주는 나무그늘 아래에서 내 마음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두 다리로 몸을 옮기는 단순한 움직임이지만 실로 많은 것을 깨닫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바람 한 줄기는 내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고, 문득 만나는 꽃 한 송이는 내 시름을 앗아가 버린다. 보이는 모든 사물들은 내 눈 안으로 새로움을 넣어주며 깨달음을 일러주는 시간이다.

 

실제 많은 철학자들은 걷기는 사유의 도구라 말 해왔다. 틱낫한 스님은 “깨어 있는 마음으로 걸어라. 이를 통해 그대는 모든 발걸음마다 흔들림 없고, 자유롭고, 품위 있게 걷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 그대는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될 것이다.” 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산책길 같은 계곡 길을 벗어나 본격적인 등산로에 접어드니 다람쥐 한 마리가 길을 안내하며 앞서 지난다. 등산객 대부분이 주왕산을 오른 후, 이 계곡 길로 내려오는 일정인가 보다. 반대로 걷기 시작한 나였기에, 또한 시간 상 일찍 출발한 산오름이었기에 계곡 길을 벗어나면서 부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다. 오직 물소리만 벗을 해 줄 뿐이었다.

 

국립공원답게 등산로 안내가 잘 되어 있으니 길 잃은 염려는 없었다. 충분한 여유로움으로 수목의 어우러짐을 만끽하며 걸었다. 칼등고개라는 힘든 고개를 넘어서자니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모두들 여유로운 표정이다. 만약 내가 이 근방에 산다면 매주 한 번씩 가볍게 오를 수 있는 그런 산이다. 모두들 늦은 시간에 출발하면서도 걱정 하나 없는 몸짓과 태도에서 이 산과의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정상에 오르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늘 하나 없는 공간에 표지석이 서 있다. 놀이터 같았다. 그래도 어제에 연이은 산행으로 여기까지 왔음에 내심 뿌듯한 마음이다. 이곳에서 다시 대전사까지 내려가는 시간은 1시간 10분이란다. 아래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속도를 내 걸어야겠다. 말없이 건네주는 주왕산의 선물을 한아름 안고 벅찬 마음으로 걸었다.

  

 

 

 

 

 

 

 

 

 

 

 

 

 

▲ 으아리

 

 

 

 

 

 

 

 

 

 

금강산에서 울진, 봉화를 거쳐 영덕, 청송 일부에 걸쳐 자라는 소나무는

줄기가 곧고 마디가 길며 껍질으 유별나게 붉다.

이 소나무는 금강산의 이름을 따서 금강소나무 혹은 줄여서 강송이라하고

춘양목(春陽木)이라고 부른다.

 

 

 

 

▲ 학소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절벽 위에

청학과 백학 한 쌍이 둥지(巢)를 짓고 살았다하여 학소대라 불린다.

 

 

▲ 용추폭포 가는 길

 

 

 

 

 

▲ 용추폭포

 

 

▲ 숲 사이로 용연폭포가 보인다.

 

 

 

 

 

▲ 용연폭포

주왕산 국립공원 폭포 가운데 가장 크고 웅장한 폭포

 

 

 

산책길 같은 폭포길이 끝나고 본격적인 주왕산 오르기가 시작된다.

 

 

산을 수 놓는 꽃

 

 

소나무의 상처

1960년대 중반 주왕산의 울창한 소나무는

당시의 경제사정에 의해 개발 대상이 되었으며

3년 동안 송진채취 후 원목으로 벌채되었다고 한다.

그 후 주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벌채가 중단 되었으나

송진채취 과정에서 생겨난 빗살무늬의 상처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가파름이 시작된다.

 

 

외로운 꽃 하나가 안겨주는 위로 (참꽃마리)

 

 

 

 

▲ 개옻나무

 

 

▲ 주왕산 정상(722m)

 

 

 

 

 

 

▲ 아찔 등산로~~

 

 

 

 

주왕산의 절경을 이루는 암석들은

약 7,000 만 년 전 화산의 분화구에서 폭발한 뜨거운 화산재가

지면을 따라 흘러내리다가 쌓여 굳어진 “회류응회암”으로 이루어 진 것이다.

 

 

 

광대수염

 

 

4시간 20여분의 산행을 마치고 대전사로 회귀했다

겸손한 마음으로 합장한 후  뒤돌아 걸었다.

이제 집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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