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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설악산 가는 길

물소리~~^ 2014. 5. 19. 17:04

 

 

 

 

▲ 미시령 굽은길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출발 직전까지도 마음이 불안하였다. 월중 가장 중요한 일을 마감 짓자마자 떠난다는 것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행여 잘못된 사항이 있어 급히 수정해야하는 일이 발생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내 감정의 끄나풀을 자꾸만 조이는 것은 요즈음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분위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조심스런 마음가짐을 앞세우며 설악산 대청봉까지의 등반을 위해 오후 2시에 출발하였다. 속초에서 일박한 후, 16일 새벽부터 설악산을 오르기로 하였다. 5월 15일까지 산불예방강조기간으로 모든 국립공원의 고지대 입산통제 기간이었고 해제 첫 날 설악산을 찾은 것은 우연이었다.

 

무리한 산행을 하지 않고, 또 오른다는 목적보다는 즐기며 체력을 아껴가며 오르자는 계획을 하였기에 중청대피소예약을 진즉에 해 놓았었다. 대피소 예약은 인터넷으로만 할 수 있으며 15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도 어려운 일이었다. 운 좋게 당첨이 되었기에 순조로운 일정이라 여기며 출발하였다.

 

여행은 새로움을 찾아 나서는 길이다. 늘 반복되는 일상을 더욱 멋있고 이성적인 삶의 형태로 변화 시켜주는 요소를 만나는 기쁨을 누리기 위함이라고 변명해 본다. 괜한 석연치 않은 마음이었지만  강원도에 들어서면서부터 조금씩 여행의 감흥이 일기 시작한다. 미시령을 넘으면 곧바로 속초에 떨어진다. 얼마 전 미시령터널이 개통되어 지금은 빨리 고개를 쉽게 넘을 수 있지만 우리는 그냥 옛길을 따라 오르기로 하였다. 2004년 12월에 금강산에 가면서 들렸던 미시령이 모습이 궁금했다.

 

고개 마루턱에 오르니 몇 대의 차만 주차되어 있을 뿐 썰렁했다. 알 수 없는 아련함이 내 안을 훑고 지나간다. 풍경을 바라보려 차 문을 여는 순간 거센 바람이 차문을 확 잦히면서 열어 제치니 얼마나 놀랍던지! 인적 끊긴 그곳에는 그야말로 강풍만이 그 자리를 꽉 채우고 있었다. 정말 날아갈 것만 같았다. 겨우 사진 한 장 찍고 차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차는 조금 견뎌 내는 것 같았지만 내 보기에는 그마저 위태롭게 느껴진다. 얼른 차를 타고 서둘러 미시령을 빠져 나왔다. 굽이굽이 도는 길을 따라 나서는 울산바위의 장쾌한 모습이 참으로 멋졌다. 각도에 따라 달리 보여주는 모습에서 강한 남성미가 물씬 풍겨진다.

 

 

 

 

 

▲ 미시령에서 바라본 속초시내

 

 

▲ 미시령 옛 휴게소

건물만 덩그마니 남아 있었다.

 

 

▲ 흔적만 남은 옛 주차장에 섰지만 강한 바람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머리는 완전 직각으로 날리며 멀리 보이는 울산바위를 향하고 있다.

옷사이로 들어간 바람이 풍선 역할을 하는 듯싶으니 겨우 서 있었다.

 

 

▲ 울산바위도 바람을 피하고 있는 듯....

 

 

▲ 길게 뻗었으나 숨겨진 자태의 울산바위는 때론 병풍이 되어주고 있었다.

 

 

 

미시령에서 내려와 속초시내에 진입하면서 우리는 아바이마을을 찾았다. 때마침 도착시간이 저녁식사 즈음이어서 그곳에서 저녁식사도 해결하고 그 유명한 갯배도 타보기로 하였다. 아바이마을은 원래 사람이 살지 않던 백사장이었으나 전쟁으로 북의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이 거주하면서 형성된 마을이라고 한다.

 

어느 한 지역을 방문하고 그곳에 형성된 문화의 근본적인 정서가 역사와 이어진다면 참으로 가슴 뭉클함을 느끼곤 한다. 이곳 아바이 마을의 갯배 역시 그러하다. 중앙동 갯배선착장과 청호동을 이어주는 갯배, 시간은 5분, 뱃삯은 편도 200원이었다. 그냥 아무것도 모른 채 찾아간 곳이라면 조금은 깔끔하지 않은 풍경이라 여겨질 것이다. 생활수단으로 시작된 갯배는 지금은 관광으로 유지 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배를 타고 수동으로 움직이는 줄도 한번 당겨 보았다. 아바이마을에서 아바이순대국과 오징어순대로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를 찾아 들었다.

 

 

 

 

 

 

 

 

 

 

 

 

 

 

 

 

 

 

 

 

 

▲ 갯배를 움직이는 줄을 당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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