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재를 연상케 한다
아마도 이 산을 지키는 神의 작품이 아닐런지...
비선대부터 본격적인 등산로임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점점 경사가 급해진다. 그렇게 숨이 차오를 쯤 이면 어김없이 철다리가 계곡을 건너게 하며 잠시 쉴 틈을 안겨준다. 천불동계곡을 걷는 재미 중 하나는 계곡을 이어주는 다리를 건너는 재미다. 다리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아찔함에 탄성을 지르며 걷는데, 그 비경 뒤에는 대형 낙석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문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 화강암이 빚어놓은 웅장하고 다채로운 기암절벽의 말없음을, 쉬지 않고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소리가 대신해주고 있으니 눈과 귀는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관동의 풍경이 아름다워 관동별곡을 지어 대대손손 교과서로 배우게끔 한 송강 정철은 설악을 일러 “설악이 아니라 벼락이요, 구경이 아니고 고경(苦境)이요, 봉정이 아니라 난정(難頂)”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설악산 봉정암에 오르려다 소나기와 뇌성벽력을 만나 큰 고생을 한 소감을 그렇게 표현했다는데, 험한 곳인 만큼 숨겨진 경치가 많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후세인들은 말하고 있다.
평일이어서인지, 입산통제가 해제된 첫날이어서인지 계곡 따라 대청봉에 오르는 사람을 거의 만날 수 없었다. 간혹 봉정암을 다녀온다는 사람들의 힘겨운 걸음걸이를 만나 비켜서기도 했고 뒤따라오던 서 너 명의 일행을 앞세우며 우리는 여유로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느릿한 행보는 자디잔 꽃들의 몸짓을 바라볼 수 있는 번뜩임을 대신해주니 마음은 한없이 풍요롭기만 하다.
두 시간여를 걸은 후, 우리는 평평한 등산로를 골라 앉아 준비해간 간식으로 아침을 먹었다. 아마도 산의 나무들과 공기가 맛있는 양념을 살짝 뿌려 주었는지 꿀맛이었다.
▲ 눈개승마
▲ 물참대
▲ 층층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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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면암
바위의 형상이 귀신의 얼굴모양과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귀신같지 않았다.
북쪽 금강산의 귀면암은 정말 괴기스러웠는데
남쪽 설악산의 귀신은 순한 모습이다. ^^
언제 둘이 만나 회포를 풀 수 있는 날이 올까...
▲ "왕버들" 이라고 하고 싶은데 자신이 없음.
▲ 매화말발도리
▲ 돌단풍
이름답게 바위와 벗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 휴!!! 앞으로도 6km를 더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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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팝나무
참으로 멋진 자태~~
꽃송이가 작고 앙증맞으니 산조팝일 수도 있는데..
홀로 피어 있음에 눈맞춤 해줌만도 고맙다 하는 것 같은 조신한 몸짓이다.
▲ 관중
역시나 바위를 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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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련폭포
귀면암과 양폭사이의 깎아지른 듯한 바위 골짜기 사이에
5개의 폭포가 연이어 떨어지며 장관을 이룬다.
이전에는 폭포일대의 암벽이 천불동계곡의 수문장 같다하여 앞문다지라고도 하였다 한다.
▲오련폭포
▲'처녀치마' 꽃이 지고 열매를 맺었다.
▲ 개회나무
▲ 병꽃나무
▲ 벌깨덩굴
▲ 양폭대피소
깊은 산중에서 집을 만나는 것처럼 반가움이 있을까
이곳까지 우리는 안내시간보다 겨우 20분 늦었을 뿐이니 양호한 걸음걸이었다.
▲ 대피소 앞에서 ^^
▲ 대피소 앞 계곡이 우리를 반겨주고 또 잘 가라고 배웅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