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악마와 미스프랭

물소리~~^ 2008. 8. 17. 00:56

 

 

 

 

 

 

   프랑스의 산골마을 베스코스는 성 사뱅과 아합의 전설이 전해지는 작은 마을이다. 그 마을은 281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평화롭고 고요한 마을이다. 하지만 이런 고요함은 평화와 안녕을 뜻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화젯거리가 없음을 뜻하는 조금은 무기력한 사람들이 휴가철의 관광수입에만 의존하며 살아가는 풍경만 좋은 마을이다.


마을 주민 중 늙은 베르타는 남편이 죽은 후 근 15년을 문밖에 나와 앉아 마을에 드나드는 사람을 지켜보고 있다. 사람들은 그녀가 정신이상에 걸렸다고 말하지만 실상 그녀는 죽은 남편이 늘 그녀 곁에서 모든 상황을 알려주기 때문에 마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악마를 기다리고 있는 노파다.


마을의 유일한 호텔 바에서 일하는 여자 샹탈(미스프랭)은 부모를 모두 잃은 고아로 그녀는 행복을 꿈꾸며 호텔 투숙객을 유혹하여 그와 함께 베스코스를 떠날 계획을 세우지만 그녀는 번번이 실패를 하고 만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이방인이 이 마을을 찾아오면서 마을은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난다. 늙은 베스타는 그 이방인이 악마와 함께 오는 것을 알아차린다. 호텔에 투숙한 그를 샹탈은 또 한번의 탈출 대상자로 꿈꾸며 우연인척 개울가에서 만나는데 그 이방인은 그녀에게 이상한 제의를 한다. 일주일 내에 마을사람들 중 누군가가 마을 사람을 상대로 살인을 저지르면 마을 전체가 먹고 살 수 있는 10덩이의 금괴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 이방인은 상당한 재력을 가진 사업가였다. 무기를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는 아주 유능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그의 부인과 두 딸이 테러리스트에 납치되었고 그 테러리스트들은 그에게 무기를 요구한다. 그는 그쯤이야 허위장부 기재하여 유출할 만큼 유능한 위치에 있었지만 자신은 늘 법을 준수해왔고 법의 보호를 받은 선량한 시민이었기에 테러리스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전에 경찰에 신고를 한다. 그 결과 궁지에 몰린 테러리스트들은 납치한 가족을 모두 총살시킨다. 그에 사용한 무기는 그 이방인이 만든 제품이었음은 물론이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이방인은 사업을 접고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잔인함에 대한 심한 고통을 겪는다. 살아오면서 선함을 추구하며 살아왔는데 가장 악한 방법으로 모든 것을 잃고만 것이다.


이방인은 마음마저 황폐해져 가면서 죽기 전에 꼭 알고 싶은 일이 있었다. 테러리스트들의 머릿속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알고 싶어 한다. 과연 그들 머릿속에 가족들을 불쌍히 여겨줄 마음이 있었는지, 마음속에서 선과 악이 대결할 때 선이 승리를 거두는 순간이 일초라도 있었는지를 알고 싶어 하면서 그 실험대상으로 베스코스 마을을 선택하였던 것이다. 그들을 통해 인간은 과연 선한 존재인가, 아니면 악한 존재인가에 대한 답을 얻고자 했던 것이다.


이방인은 자신의 제의가 샹탈을 통해 마을 전체에 전해지기를 원했고 그 대가로 샹탈에게는

또 다른 한 개의 금괴를 보여주며 양심에 맡긴다. 자신은 악마를 데리고 지상을 배회하는 인간이라고 말한다. 샹탈은 영혼 속에 살아있는 선과 악과 싸우며 사흘 밤을 악몽에 시달린다. 샹탈은 선과 악, 자신의 도덕과 욕망,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몸부림치다 마침내 마을 사람들이 바에 모여 술을 마시는 금요일 저녁 이방인의 주문을 폭로한다. 그 폭로를 한 후 샹탈은 마을 사람들이 마음은 금덩이를 원하지만 용기가 없어서 살인을 실행하지 못할 것이라 믿었지만 그녀의 판단은 잘못됐다.


마을사람들은 희생양으로 늙은 베르타를 지목했고 7명의 사격수를 선정했으며 그 7개의 총

하나에 공포탄을 넣어 누구의 총에 사살되었는지 알 수 없도록 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 방법은 마을의 신부가 택한 방법으로 신부는 선을 위해 악을 선택하는 방법을 제시했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만족해했고 책임감을 떨쳐 버릴 수 있다는 해방감을 느낀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에게 돌아올 금덩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가늠해 본다. 신부는 그 날 밤늦도록 성당에서 기도를 하였다. 미스 프랭, 샹탈은 그 모든 과정에 애써 귀를 닫는다.


늙은 베르타는 죽은 남편이 자신이 희생물이 되었다고 알려주었기에 알고 있었지만 받아들

일 수 밖에 없었다. 마을사람들은 그녀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후 그들이 의식을 행할 장소로 지정한 곳으로 데려간다. 사람들은 두려움 속에 서둘러 일을 진행시키려 총을 조준하는 순간 갑자기 나타난 샹탈은 큰 소리로 제지를 하며 이방인이 가져온 금괴를 확인하고 여러분이 지금 행하고 있는 행동이 부당함을 주장한다.


위기의 순간에 샹탈의 선이 용기를 낸 것이다. 그녀는 그 금덩어리를 받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그 금이 부당한 방법으로 얻어진 결과라고 증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면 여러분의 범죄는 감출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순간 이방인의 영혼 한 구석에서 잊혀져 있던 빛이 반짝였다. 이방인 역시 사람들 마음 안에서 선을 만난 것이다. 모두들 총을 거두고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마을은 악마의 손에서 풀려났고 선으로 돌아갔다. 광장에는 베르타와 샹탈과 이방인 세 사람만 남았다. 샹탈은 마을 사람들 아무도 모르게 열한개의 금괴를 멋지게 이방인의 손에서 자신의 소유로 만든다.


이렇게 이 책은 미지근하게 끝을 맺으며 작가 코엘료는 오히려 우리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져놓았다. 우리는 살아가며 이방인이 던지는 유혹 같은 것들에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그것들의 옳은 선택을 위하여 인간의 내면에서는 항상 선과 악이 싸우고 있다고 한다. 악이 있기에 선함이 더 값지게 표현된다고 한다. 나 또한 일상을 살아가며 항상 선과 악의 가운데에서 싸우고 있다. 갑자기 닥친 부을 대하고 그것을 얻기까지의 내면의 갈등은 선과 악의 싸움의 결과에 따른다. 그 중 하나를 선택한 결과에 따른 책임은 물론 나의 것이기에 선으로 이기느냐 아니면 악마에게 지느냐 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 항상 선으로 이끌어 가고 싶다는 마음은 허영심일까. 어쩌면 이 책을 읽어가며 이방인이 발견한 빛을 찾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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