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추울까~~
고독함이 내 안 깊숙이 젖어온다
폭설이 지나간 자리
사람들 발자국에 눌린 눈이
설핏 녹고 얼기를 반복하니 몹시 미끄럽다.
미끄러움은 눈길의 고유한 모습일 뿐인데
산책길은 고요하다.
팔을 약간 벌리고
조심조심 걷는 내 그림자가 우스꽝스럽다.
문득 푸드덕 소리에 걸음을 멈추니
왜가리 한 마리가 이 추위에
호수에서 먹잇감을 찾고 있었나 보다.
순간 왜가리의 모습을
춥고 외로운 마음일 것이라는 측은지심으로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데
왜가리도 가만히 서 있다
나를 피하려 하는 마음일까?
추워도 외로워도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묵묵히 제 삶을 살아가는 왜가리 모습을 보며
그냥 나도 의연한 마음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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