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맛있는 단호박 이야기

물소리~~^ 2024. 11. 10. 10:00

 

 

일요일 아침,

단호박이라고 알려준 기다란 호박을 깨끗하게 씻은 후 잘라보았다.

의외로 칼이 쉽게 들어간다.

 

 

여태까지의 내 상식으로

단호박은 둥글고 껍질이 엄청 질겨서 자르려면

전자레인지에 5분 정도 돌린 후 자르면 쉽게 자를 수 있다고 믿었던 터~~

 

이 호박은 모양도 그렇고 표면도 매끈하지 않더니 칼도 쉽게 들어간다.

조금 많게 자른 것 같아

직화 압력솥에 찜기를 넣고 찌기 시작해 놓고 베란다 화분들에 물을 주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지나니 압력솥 추가 다 올라왔기에 불을 끄고

김이 빠진 후 열어 보니 호박이 제 지닌 고운 빛을 여지없이 내보이며 맛나게 익었다

 

 

한 김 식인 후

반절은 껍질 채, 반절은 껍질을 벗겨 믹서기에 갈았다

약간의 식감 차이는 있었지만 두 경우 모두 맛이 좋았다.

 

 

조금씩 덜어 그에 견과류 갈아 놓은 것 조금, 요거트 한 술,

냉동 블루베리와 꿀을 조금 넣어 먹어보니 맛이 좋다.

진정 한 끼 식사로 충분하였다.

 

 

믹서기에서 다 훑어내지 못한 호박을 그대로 씻어 내려니 아까운 생각이 들어

두유 조금 넣고 흔들어 놓으니 이 또한 한 끼 분량이다.

어설픈 주부가 호박의 참맛을 이제야 알았나 보다.

 

그이는 어젯밤에도 문자를 보내왔다. 꼭 와서 점심 식사하라고!!

나는 이렇게 호박 요리를 해 놓고 점심을 더 맛나게 먹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혼자 마음 말을 전해 본다.

사실 나는 일요일이면 밀린 집안일 하느라 내 꼴이 꼴이 아닌 터,

예의 갖춰 예식장에 다녀오려면 오늘 하루를 그냥 보내야 하기에

웬만하면 외출도 토요일에 하고 일요일은 집에서 보내곤 한다.

 

오늘도 벌써 시간은 오전 10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모든 일에는 실마리가 있듯

호박이 이어준 맛있는 마음 이야기에 안주한 시간인 만큼 아깝지 않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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