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잔치 집 분위기에 행복하고
들녘은 풍요로움으로 화답하는데
우리 동네 호숫가의 벚나무 두 그루는 벚꽃을 피웠다.
또 한 곳에는 한창 제 계절을 음미하는 유홍초가 멋을 부리고 있다.
제 몸에 닿는 온도로 계절을 알고 살아가는 식물들이
요즈음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마치 축하의 마음을 보내는 것처럼 능청스럽다.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순리는 거스를 수 없으니
나는 계절에 맞는 나의 소소한 일상을 챙겨야겠다.
오늘 고추장을 담았다.
고춧가루는 우리 직원 시댁에서 농사지은 신 것 4kg을 샀다.
찹쌀, 메줏가루, 엿기름, 사과조청은 로컬푸드에서 구입했고
천일염, 매실액, 소주(복분자술)는 집에 있는 것을 준비했다.
나는 한꺼번에 할 수 없으니 매일 조금씩 나누어서 한다.
하루는 일반 고춧가루를 고추장용 고춧가루로 하기 위해
집에서 다시 곱게 믹서기로 갈아 놓았다.
또 하루는 물에 불린 찹쌀도 믹서기로 갈아 냉동실에 넣어 둔다.
고추장 담기 전날 엿기름물에 찹쌀가루를 하룻밤 동안 삭힌 후,
아침에 끓이기 시작하면서 순서대로 재료를 넣어가면 고추장이 완성된다.
쉽게, 더 좋은 방법도 있겠지만
나는 그저 내가 해 온대로 매년 이렇게 하면 골마지도 생기지 않고 맛있게 먹는다
올해는 한 번 더 담으려고
조금 전 찹쌀을 물에 담갔다.
나누어야 하는 식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차근차근해 나가는 나의 일상이다. 나의 작은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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