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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1) -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물소리~~^ 2024. 4. 18. 15:09

 

크로아티아~
드디어 만났다고 해야 할까. 겨우 겨우 만났다고 해야 할까~~
사실 내 나이 또래 7명이 뭉친 나의 유일한 모임 하나 있는데
지난 2020년에 크로아티아가 속한 발칸반도 여행 계획을 세우고
여행사와 계약하고 계약금까지 내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19년 12월에 발생한 코로나가
우리나라에 20년 1월 말 경 퍼지기 시작하면서 모든 움직임이 동결되었다.
 
그렇게 잊힌 크로아티아였는데 우리 3자매가 함께한
이번 동유럽 5개국 중 발칸반도의 2개국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가 포함된 것이다.
여행사에서도 크로아티아를 굳이 발칸반도라 말하지 않고
동유럽 5개국이라고 함께 말하면서
동유럽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하는 자연풍경의 나라라고 소개하였다.
 
슬로베니아에서 종일 일정을 마치고
저녁 석양 무렵에 크로아티아의 숙소에 도착했다.
들어오는 차 안에서 지중해의 석양을 만나볼 수 있겠다는 설렘이 있었지만
호텔에 도착하여 방 배정받는 등 절차를 밟고 나니
사위는 그만 어두워졌으니 저녁 식사 후 푹 쉴 수밖에 없었다.
 

▲ 아드리아해의 4성급 그랜드 호텔이 우리의 숙소 : 지중해 연안 아드리아해가 바로 앞에 있었으니... ▼

 

 
 
여행 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시차 적응이 안 되는지
현지시간으로 새벽 2시면 여지없이 눈을 뜨곤 하였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해도 부스럭 거림에 모두 잠이 깨니
일찍부터 씻고 가방 정리하고 호텔식 아침 먹기 전까지
해변을 걷자고 제안하니 모두 좋아라 한다.
 
7시에 아침 식사  시간이어서 우리는 5시 50분쯤 살금살금 로비까지 내려오니
호텔 직원들은 청소하느라 바쁘다.
나가게 할까? 걱정했지만 누구 하나 우리를 신경 쓰지 않는다.
로비 회전문을 통과하고 나오니 아! 바로 앞의 아드리아 해안이 우리를 반긴다.
우리는 해변까지 내려갈 길을 둘레둘레 찾는데
예쁘장한 길들이 서 너 군데 있었다. 아! 얼마나 좋은지!
저 건너는 이탈리아쯤 되는 곳일까?
해가 막 올라오고 있는지 하늘이 불그스름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추웠다. 
옷을 껴입고 나오길 잘했다 싶었지만 한 곳에서 마냥 일출을 기다리고 있기엔 추워서
해변의 돌 위에도 앉아보고 해변의 꽃들도 만나보면서 자그마한 오솔길을 걸었다
해변에 위치한 집들의 아기자기함이 참 아늑해 보인다.
점점 하늘이 붉어지는데 갑자기 제트기가 하얀 선을 그으며 지난다
한 순간 일출 장면을 더욱 선연하게 해 주는 보조물처럼 보인다.
 

▲ 지중해의 일출

 

 

 

 

▲ 지중해의 일출을 바라보는 꽃이 그저 예쁘다(골담초)

 
그렇게 일출을 만나고도 식사 시간이 조금 남아 다시 또 해변을 걸어보는데
그제야 한 부부팀이 내려온다. 우리는 일찍 와서 일출 장면을 보았다고 자랑했다.
식사시간 10여분을 남겨 놓고 호텔로 돌아오니
아침 시간을 유용하게 보낸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우리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그 유명한 국립공원인 플리트비체 호수를 찾아 나섰다.
이 공원은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로 꼽히면서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공원,  입장하자마자 만나는 먼 곳의 폭포!
한 줄기가 아닌 여러 줄기의 폭포가 흘러내리는 장면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곳은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된 곳이라고 한다.
 
석회암 일종인 백운암 지반이
물로 인한 침식작용과 오랜 시간에 걸친 석회화 과정을 통해
크고 작은 폭포의 아름다운 물빛의 호수가 탄생했다고 한다.
 
공원은 층층 계단을 이루고 있는 16개의 호수와
크고 작은 90여 개의 폭포들로 연결되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플리트비체공원 안내도

 

▲ 안내도 옆에 있는 곰과 한컷 : 이곳 공원에는 갈색 곰이 살고 있다고 한다.

 

▲ 가이드가 티켓 한 장씩 나누어 준다. 바코드를 찍어야 통과봉 문이 열린단다.

 

▲ 입구에서 멀리 보이는 폭포

 

▲'벨리키 슬리프' 대폭포 라 한다는데 ??? 78m의 높이라고..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폭포 풍경에 모두들 감탄한다
사실 지금, 3월 말 까지는 이 공원의 비수기라고 한다. 
공원에는 A, B, C, E, F, H, K의 7개 코스가 있어 관광객들이 알맞은 동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요즈음처럼 비수기이거나 우리처럼 단체객들은 시간상  2~3 시간 코스만 걸을 수 있기에
1번 출입구에서 출발하는 가장 짧은 A, B, C 코스 중 하나를 걷게 되는데
시간으로 보니 우리는 약 2시간을 걸었으니 A코스를 걸었던 것 같다
 

▲ 저 아름다운 길을 걸었다.

 

 

 
 

 
이곳 호수에는 송어가 엄청 많이 살고 있단다
우리 가이드는 송어 한 마리씩 잡아오면 점심요리로 해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내 눈에는 우리의 머위를 닮은 식물들이 자꾸 눈에 띈다.
실제 우리는 점심에 송어구이를 먹었으니
플리트비체를 방문했다면 송어요리는 꼭 한 번 먹어야 한다는 말을 실천했다.
 

 

 

 

 

 

 

 
1번 입구를 통과하여 대폭포를 만난 후
약간의 경사길을 한참 올라
다시 위 사진의 之자형의 길을 따라 내려와서야 호수변 데크길을 만나 걷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울 언니는 걸음이 늦어지기 시작했다.
빈맥이 있어 숨 쉬는데 어려움을 느끼면서 체력이 떨어진 것이다.
 

 

 

 

 

 

 
나는 가이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언니보다 조금 앞서 걷고 동생은 언니와 함께 뒤처져 걸었다.
어디쯤 걸어오다 뒤돌아보니 둘은 유유자적하다
늦은 걱정보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 푹 빠져 버렸나 보다.
 
아니 사진도 찍고 있잖아~~  ^^
 

 

 

 

 

MILKA  TERNINA 는 크로아티아의 유명한 오페라가수다.

아래 사진의 폭포를 그녀의 이름을 따서 밀카 테르니나폭포라고 하는데

밀카 테르니나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고

그녀 덕분에 공원이 널리 알려진 것을 기념하여 위 비와 함께 폭포 이름을 부여했다고 한다.

 

 

 


가이드는 조금 늦게 도착한 나와 몇몇애개 그곳에 대한 설명을  다시 한다.
언니랑 뒤에서 잘오고 있으니 걱정 말라해 놓고 
나는 이곳 저곳에서 자라는 꽃 사진을 찍어야지~~

 

 

 

 

 

▲ 청노루귀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꽃들의 모습도 정말 예뻤다.

 

 

 

 
 
3월 하순이어서
푸른 잎의 나무들을 볼 수 없었지만
맑디나 맑은 물속에서 유영하는 송어 떼와
크고 작은 수많은 폭포들을 바라보며 참으로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폭포박물관처럼 폭포가 앞다투며 물을 떨어트리고 있다.
 
산책로 자체가 유연하게 정비되어 있고 호수를 휘감듯 걸을 수 있어
그 길을 가다 문득문득 만나는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에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성수기에는 사람들이 마치 기차처럼 이어져 걷는다는데
우리는 비수기 마지막을 걸으며
고요함 속에서 우렁차게 떨어지는 폭포 물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니
자연의 경이로움을 오래오래 보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짧은 시간 동안 걸어본 플리트비체 공원이었지만
이곳 자연 생태마저 짧게 보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확신이다.
볼 수 있는 풍경은 다 보았기에 이번 여행 중 가장 여행지 다운 곳이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이곳 전체를 완전히 걷고 싶은 사람들은 주변에 숙소를 정하고 3일 동안 걷기도 한다는데
그만큼 같은 듯 다른, 때 묻지 않은 자연의 풍경에 매료되기 때문이 아닐까.
 
2시간을 걷고 우리는 이제 다시 공원을 벗어나려면 전기보트를 타고 나가야 한다.
정원은 딱 50명이고 이번 놓치면 30분 후에나 다시 타야 한다며
우리 가이드는 언니 기다리느라 애가 탄다
겨우겨우 언니까지 타고나니 배 출입문이 닫히고 출발~~ 휴!!
 
그런데 하나의 의문사항은
여행 떠나기 전, 유럽 숙소의 물이 석회성분이 많아 좋지 않다고 하기에
필터 샤워기를 준비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틀에 한 번 필터를 교환해야 할 만큼 필터가 누렇게 변하곤 했는데..
이곳 공원의 에메랄드 물빛은

물속의 석회성분이 태양빛을 굴절시키면서 반사하는 빛이라고 하니

좋은 것인지 아닌지 어찌 해석해야 할지 나 혼자만의 고민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