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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2) - 블레드 섬(島)

물소리~~^ 2024. 4. 9. 21:11

 

 

 

성을 내려와 우리는 블레드 섬을 왕복 운행하는

슬로베니아의 전통 배인 ‘플레트나’라는 보트를 탑승하기 위해 이동했다.

이 섬은 tv로도 자주 보아온 곳이기에 호기심이 더욱 많다.

이 보트는 직접 노를 저어 운행하는데 호수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무동력으로 하기 위해서란다

그래서인지 호수의 물이 정말 깨끗했다.

이 보트 운행은 아무나 할 수 없으며

지금 하는 사람들이 가업으로 대를 이어하고 있으며 신규는 허락해 주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배를 젓는 사람의 동작을 보니

규칙적이며 아주 리드미컬한 동작을 연속적으로 하고 있다.

자부심이 강한 듯 연신 미소를 지으며 배를 젓는다

배 젓는 남자는 키가 무척 크고 인물이 좋았다. 슬라브족의 정통 혈통인 것 같다.

 

15분 정도 보트를 타고 

메인 선착장이라고 하는 그 유명한 99 계단 앞에서  우리는 내렸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자유시간이다.

 

▲ 블로드 성에서 바라봤던 블로드 섬

 

▲ 우리 일행은 두 배에 나누어 탓고 나와 다른 일행의 배를 찍었다.

 

▲ 젓는 모습을 자세히 바라보니 계속 둘리며 젓는 노는 절대 저 구멍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 그 유명한 99계단

 

이곳 교회에서 결혼식을 많이 한다는데

선착장에 도착하여 신랑이 신부를 안고 이 계단을 끝까지 오르면 행복하게 산다는 전설이 있단다.

우리는 행인진 불행인지 한가한 날의 방문이어서

결혼식 모습을 만나 볼 수 없었지만 여유롭게 섬을 돌아볼 수 있었다.

 

▲ 99계단에서 가이드가 찍어준 우리 자매

 

▲ 어머나! 오리들도 사진을 찍고 싶은지 그림자를 동원하여 4형제가 되었네?

 

▲ 동생이 저 멀리 城 모습과 함께 찍으려고 자꾸만 더 가 보라고 하니 빠질까 봐 무서웠다

 

 

▲ 이 섬에는 저 아래 우리가 내렸던 선착장 말고 두 어 군데의 선착장이 더 있었다.

 

 

▲ 성모승천교회

 

이 섬은 BC  11세기 경 고대 슬라브에서 생명과 풍요의 여신인 지바의 신전이 세워졌던 곳으로

훗날 기독교인들이 신전을 허물고 교회를 세웠다고 한다.

현재는 성모승천교회(성당)라는 건물이 있는데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의 내부에는 ‘행복의 종’이 있다.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한 여인이

남편을 기리기 위해 이 성당에 종을 달기를 원했지만,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로마 교황청이 그녀를 위해 종을 기증하면서 그녀의 소원이 이뤄졌다.

그녀가 남편을 기리는 마음처럼 이 종을 치면 사랑의 행운이 온다고 해서 인기가 높아졌다.

그 이유 때문인지 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한 커플들은 종을 치면서 행운을 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이 성당은 슬로베니아 인들이 결혼식 장소로 손꼽는 인기 있는 장소이다. -다음 백과에서 -

 

▲ 종탑 : 밑에서 줄을 당기면 이곳에서 작동하여 종이 울린다고...

 

99 계단을 다 올라온 후, 우리 자매는 사람들이 사진 찍느라 정신없는 틈에

먼저 승천교회(성당) 내부에서 소원의 종을 울려 보기로 했다

입장료는 1인당 12유로, 우리는 티켓을 받아 들고 입장했다

화살표 방향대로 따라가는데

계속 빙글빙글 계단을 올라야 했다. 5층 높이쯤 되는 것 같았다.

숨을 헉헉 대며 도달한 마지막 그곳에는 종이 울리는 원리를 보여주는 곳, 종탑이었다.

우리는 성당 내부로 들어가야 하는데 우연찮게 옆문으로 들어와 90여 계단을 올라 이곳으로 왔는데

나중에 생각하기를 이곳에 갔다 온 것이 퍽 유익하다 생각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우리는 종을 만나지 못해 실망하는 마음으로 내려오니

아까 우리에게 티켓을 판매한 여자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우리가 잘 못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나 보다

그러면서 성당 안으로 안내해 준다.

12유로까지 냈는데 내심 안타까운 마음이었을까. 그녀의 배려가 새삼 고마웠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엄숙한 분위기와 화려함이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아직 우리 일행 누구도 소원의 종을 울리지 않았는지 사람들이 없다.

항상 붐빈다는 여행담을 읽은 터여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간단한 예를 갖추고 길게 늘어진 줄 앞으로 갔다

이 줄을 잡아당겨 한 번 종을 치고

세 번 연속 종소리가 울리는 경우에 소원이 이루어진다나??

 

 

제일 먼저 동생이 시도했는데

줄이 어찌나 강한지 동생이 딸려 갈 기세다.

기도하는 한 분이 계셨기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동생의 모습에 우리는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언니 역시 힘들게 줄을 당긴다.

몇 번 시도 끝에 종이 울리긴 했는데 웃느라 몇 번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시 시도한 동생이 어렵게 줄을 연거푸 당겼다.

그래서일까 종이 다섯 번이 울리는 것이다.

 

 

내가 줄을 잡았다.  마침 기도하시던 분이 나가신다.

동생과 언니 모습을 보면서 줄의 힘센 것을 알았기에

요령껏 하려고 다짐을 했지만 역시나 당기는 줄의 힘이 너무 세다.

딸려 가지 않으려고 몸의 균형을 잡고 줄을 힘껏 내리니

줄이 따라 내려오며 종을 치는데 세 번 정확히 울리는 것 아닌가.!! 와~~

그런데 종 치는데 몰두하느라 그만 소원을 말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것만도 어디냐며 세 번 종소리를 들으셨으면 내 마음도 알아주시겠지~~~~

정말 우리가 줄을 당기면 아까 모르고 올랐던 종탑의 기계가 작동을 하며 종이 울리게 하는 게 분명했다.

 

성당을 나오니 아까 그 여자분이 다시 우리를 작은 박물관으로 안내해 준다

조심조심 박물관으로 올라가니 여러 사진과 간단한 몇 점의 유물이 있었다.

십자가와 예수의 상도 있었으니 이곳이 한 때 교회였음을 말해 주는 듯~~

우리는 성모승천교회의 역사를 둘러보았고 이제 섬을 한 바퀴 돌아보자 했다

 

호숫가 따라 이어진 오솔길을 천천히 걷노라니 참으로 마음이 맑아진다.

어쩜 이리도 야생화들이 예쁘게 피어 있을까!

멀리 보이는 풍경은 또 어떠하고~~

 

어느새 다시 배를 타는 곳에 도착했지만

잠시 기다리는 틈을 타고 나는 얼른 조금 더 오솔길을 돌아 나왔다.

 

▲ 나무마다에 겨우살이가 엄청 자라고 있었다.

 

▲ 노루귀

 

 

▲ 동의나물

 

 

▲ 보아도 보아도 멋진 풍경

 

▲ 이곳에서 살아가는 꽃들은 어떤 마음일까~~

 

▲ 오늘 종일 좋았던 슬로베니아의 블레드와 이별하고....

 

 

체코슬로바키아가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되었기에

슬로바키아라는 나라는 조금 익숙하지만

슬로베니아라는 나라는 슬로바키아와 혼돈되면서 같은 나라로 인식하기가 쉽다.

슬로베니아는 옛 유고슬라비아의 분열 시 독립한 5개국 중의 한 나라로 어엿한 공화국이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의 주인공 배로니카는

자살을 하려고 수면제를 먹고 죽음을 기다리며 읽은 한 신문에서

자신의 국가인 슬로베니아가 어디에 위치한 나라인지를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에 흥분해서

수면제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살아나는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한다.

 

진정 오늘 내가 감동받은 슬로베니아의 블로드성과 섬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아니 애국심 가득한 국민이라면 내 나라를 모른다는 사실에 분개할 만하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이 나라의 지극한 한 부분, 아니 한 곳 만을 만나고 이제 돌아가는 길~

 

▲ 또 한 번의 국경을 넘어 크로아티아로 들어갔다.

 

▲ 아, 지중해가 보인다. 오늘 우리가 머물 크로아티아의 아드리안 해변!!